한 20대 남성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내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경찰 수사를 받게됐다며 유튜브에 올린 사진./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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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갓 전역한 20대 남성이 아파트 단지 내 헬스장에서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성범죄자로 몰려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경찰이 남성에게 반말하거나 퉁명스럽게 대하는 음성이 공개돼 네티즌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건은 용의자로 지목된 A씨가 직접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자신의 상황을 전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3일 오후 4시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지하에 있는 헬스장에 갔다. 한창 운동을 하던 중 소변이 마려웠던 그는 1층 남자화장실로 올라가 용변을 봤다고 한다.

A씨는 “용변을 보는 중 화장실 밖 통로 쪽에서 누군가 움직이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냥 사람이 있나보다’ 생각하고 마저 볼일 보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장실은 남녀 구분돼 있고, 저는 몇 번이나 화장실을 이용한 경험이 있어 헷갈리는 일은 없다”고 했다.

다음 날 오후 A씨는 운동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나타났다고 한다. 전날 헬스장 화장실을 이용한 한 여성이 “자신이 용변을 보는데 누군가 엿봐서 도망쳐 나왔다”고 신고했단 것이다. 경찰은 CCTV 속 인상착의를 토대로 A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A씨는 직접 CCTV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경찰로부터 “지금 너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나중에 연락주면 그때 하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A씨는 “난데 없이 성범죄에 연루됐다고 집 앞으로 찾아와 몹시 당황스러웠다”며 “그때 패닉이 와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하라는 대로 했다. (경찰이) 일방적으로 물어본 건 다 대답해주고 말 한마디 못한 채 경찰은 다 떠났다”고 했다.

A씨는 그러면서 경찰과의 대화가 담긴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이 파일에서 경찰은 “뭐야? 군인이야? 학생이야?” “궁금한거 있으면 연락하고 일정은 따로 연락 줄게” “아니 너 다시 조사 받을거야”라며 A씨에게 반말로 대한다. A씨가 신분증을 꺼내며 손을 떨자 “천천히 해도 돼. 뭐 손을 떨어”라고도 한다.

이후 A씨는 자신의 사건번호를 알기 위해 형사사법포털에서 조회해봤으나 검색되지 않았고, 직접 와서 문의하라는 말에 관할 경찰서를 찾았다고 한다. A씨는 경찰의 응대에 불쾌함을 느꼈다고 했다.

A씨가 공개한 음성 파일을 보면, ‘지금 시점에서 더 알 수 있는 것이 없냐’는 A씨의 질문에 한 경찰은 “담당이 아니라 모른다”면서 “아까 담당 수사관 만났다면서 그때 물어봐야지 왜 지금물어보느냐”고 답한다. 이 경찰은 또한 “떳떳하시면 가만히 계시면 돼요. 기다리세요 좀”이라고 말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경찰의 응대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남성 네티즌 중심 커뮤니티에선 ‘범죄 혐의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A씨에게 경찰이 무례하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경찰이 A씨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한단 내용도 있었다.

관할서인 화성동탄경찰서 게시판에는 “경찰은 왜 툭하면 반말이냐” “억울하면 가만히 있어야 되나” “녹음 내용을 들으면 범죄자로 특정하고 심문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정된 남성이 어려서 만만했던건가” 등 관련 항의가 270여건 쏟아졌다.

반면, 경찰 수사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경찰청 소속 아이디로 “유력한 용의자면 수사 선상에 놓이는 게 맞다. 반말이 억울한 건가, 아니면 본인만 찍힌 게 억울한 것인가” " 국가기관은 무시하고 커뮤니티만 믿나. 경찰이 자신들을 상대할 땐 한없이 자상하고 친절하길 바라나” 등의 글이 올라왔다.

26일 화성동탄경찰서 입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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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동탄경찰서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신고자(여성)로부터 ‘불상의 남성이 여자 화장실 용변 칸에 들어와 여성을 훔쳐봤다’라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경찰은 신고처리 절차대로 신고자와 피신고자를 만나 진술을 청취했다. 이후 CCTV를 확보해 수사 중”이라고 했다.

이어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누구도 억울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신고처리 과정에서 경찰관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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