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2023년 마약사범 2만명 돌파… 10대·여성 급증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강남서 쓰러진 여성 소지품에 케타민

책에 끼워 국내 들여온 미국인도

1년새 10대 200%, 여성 79% 늘어

검찰 “중독·2차범죄 사회문제 부상”

#1.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도로에서 20대 여성이 갑자기 쓰러졌다. 이를 본 시민들은 즉각 신고했는데, 출동한 경찰은 여성의 소지품에서 마약류로 불리는 케타민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여성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2. 우표 모양으로 제조한 신종 마약을 국내로 들여온 미국인 A씨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이 우표 형태 종이를 책 사이에 끼워 지난 1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국내로 반입했는데, 향정신성 의약품인 ‘리서직산 디에틸아마이드’(LSD)였다. LSD는 극소량(1회 사용량 100∼250㎍)을 복용하더라도 코카인의 100배에 달하는 강력한 환각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수사 당국에 적발된 마약류 사범의 수가 최초로 2만명을 돌파해 역대 최다 수준을 기록했다. 10대 청소년과 여성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두드러졌고, 해외에서 유입되는 마약도 늘어났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부장 노만석 검사장)는 26일 ‘세계 마약 퇴치의 날’을 맞아 발간한 ‘2023년 마약류 범죄 백서’에서 지난해 검거된 마약류 사범이 2만761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도(1만8395명)에 비해 50% 증가한 수치다.

특히 10·20대 젊은 층과 여성 사범 증가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적발된 10대 마약사범은 1477명으로 2022년(481명)에 비해 약 207% 늘었다. 20대 마약사범도 8368명이 적발돼 2022년(5804명)에 비해 44% 증가했다. 전체 마약사범에서 10·2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5%에 달했다.

세계일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검거된 여성 마약사범은 8910명으로, 2022년(4966명)보다 79% 늘었다. 대검은 “10대·여성 사범의 가담 비중이 늘고 마약류 중독 및 2차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며 “병의원의 무분별한 의료용 마약류 처방으로 온라인 환경에서의 불법 유통 범죄도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마약사범과 해외 밀수범죄도 늘고 있다. 2019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는 외국인 마약사범은 지난해 3151명으로, 전년도(2573명)에 비해 22% 증가했다. 해외에서 국내로 밀수되는 마약류는 2021년 1016㎏으로 급증했다가 2022년 393㎏를 기록하며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637㎏으로 다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에 따라 국제교류량이 증가하며 밀수량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마약류 사범 수는 증가 추세다.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불법마약류 근절을 위해 부처별·주제별 기획수사와 단속을 실시한 결과 올 1∼5월 8977명의 마약류 사범이 적발됐다. 전년 동기 7348명 대비 22% 증가한 숫자다. 마약류 밀수 적발건수는 301건(255㎏)으로 전년 대비 10% 늘었다.

유경민·유태영·윤솔 기자, 인천=박연직 선임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