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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방미' 민주 의원단 "美서 한반도 우선순위 시야에서 사라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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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우리가 느끼는 위기감, 워싱턴에는 전혀 없는 것 같다"

이재명 방미 가능성 질문엔 "차기 美정부 출범까진 어려울 것"

뉴스1

미국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식당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정동영·위성락·김병주 민주당 의원. 사진은 워싱턴특파원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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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을 방문 중인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현지시간)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내 관심도와 관련해 "우리가 느끼는 위기감이 전혀 워싱턴에는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 의원은 이날 워싱턴DC 인근의 한 식당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미 연방 의원 및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난 것을 소개하면서 이같은 소감을 전했다.

그는 "한반도에 대한 관심이 우리가 서울에서 생각한 것보다 현저히 떨어져 있다. 미 의원들도 '이번 주에 한반도에 대한 것은 없었다'고 얘기하더라"면서 "서울에 있으면 상황이 긴박한데, 워싱턴은 한반도의 우선순위가 가자,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대만 바로 밑에 있는 것도 아니고 한참 떨어져서 시야에서 사라진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각종 면담을 통해 "(한반도의) 상황이 사실 위험하다"라고 미국의 관심을 촉구했다고 정 의원은 전했다.

정 의원을 비롯해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인 김병주 의원과 직업 외교관으로 주러시아대사를 지낸 위성락 의원 등 민주당내 외교·안보통 의원들은 한반도 정세를 바라보는 미국 조야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오는 29일까지 미국에 머물며 미국 의회, 정부,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나 국제 및 한반도 정세, 미국 대선 동향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김 의원도 한국계 미 연방의원들을 만난 것을 소개하면서 "현재 한반도가 안보적으로 위기 상황이다. 남북한간 강대강으로 치달으면서 무력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동북아 지역에선 러시아와 북한이 동맹에 가까운 조약을 맺어서 안보 환경이 훨씬 더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것을 풀기 위해선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좀 더 우선순위를 가져야 되겠다"며 "각 의원이 정책을 반영하는 데 있어 한반도 문제를 좀 더 위로 끌어올려서 이런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의원단은 한국계인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 미셸 박 스틸(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하원 외교위원회의 아미 베라 의원(민주·캘리포니아), 한반도평화법안을 대표 발의한 브래드 셔먼 의원(민주·캘리포니아)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단은 또 방미 기간 미 국무부의 엘리엇 강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와 로버트 켑키 동아태 부차관보를 만났다.

강 차관보는 현 국제정세에 대해 "기존의 국제관계 대립구도에 신기술이 결합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위협들이 지금 국제정치를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한국은 신기술에 대해 특장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과의 협력이 아주 중요한 때가 됐다"고 말했다고 위 의원은 전했다.

이와 관련, 위 의원은 북러 밀착과 관련,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이 지속적으로 증대하는데 중국과 러시아가 거기에 동조하거나 후원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어 이를 장기적으로 방치하면 커다란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 걱정을 했다"며 "(강 차관보는) 거기에 공감하면서도 북한의 장거리 투발 능력에 대해 정교성이나 효율성에 대해 아직 확신하지 않는 것 같은 어조의 얘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강 차관보는) 러시아가 북한에 대해 지원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걱정보단 조금 더 조심스러운 전망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켑키 부차관보는 의원단이 면담에서 중국이 북러간 공조를 불편하게 여기는 점을 활용해 북러에 대응하는 방안을 거론하자, 그와 같은 접근법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그렇게 할만한 공간이 많지 않다"는 관점을 피력했다고 위 의원은 전했다.

켑키 부차관보는 '북한 비핵화 문제가 미중간 공감할 수 있는 국제 비확산 문제라는 점에서 이를 미중 경쟁 구도에서 떼어내 기후변화와 팬데믹 문제처럼 미중간 협력 이슈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여부를 의원단이 묻자, "미중도 그런 방향으로 일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의원단은 아울러 이번 방미 기간 미국외교정책협의회(NCAFP), 미국진보센터(CAP),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헤리티지재단, 맨스필드재단, 퀸시연구소 등 미국 싱크탱크와의 면담을 갖고 당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는 민주연구원과의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퀸시연구소와는 한국의 지정학적 문제와 사회 문제와 관련한 공동연구 및 인적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이 전했다.

한편, 정 의원은 이번 의원단의 방미가 이재명 전 대표의 방미 계획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재명 (전) 대표는 미국 방문에 관심이 있다"면서도 미국이 대선 국면에 들어간 상황이기 때문에 "차기 정부 출범까진 현실적, 물리적으로 시간을 잡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위성락 의원은 '민주당 의원단만 미국을 방문한 이유'를 묻자 "지난 2년간 대외관계를 보면 (윤석열) 정부가 일방적으로 해왔다. 야당과 어떤 이슈를 논의한 것도 없고, 야당 대표와 협의한 것도 없다"면서 "전부 혼자서 일본관계, 미국관계, 중국관계, 북한문제를 해왔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어떤 성과를 갖고 있냐면 미국 관계는 좋고 일본 관계도 괜찮고 한미일 역시 괜찮지만, 한중 관계는 최악, 한러 관계 최악, 남북관게 최악, 북핵위협 최악이 됐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우리라도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미국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22대 국회가 시작하기 전에 분위기도 보고 의견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이번 미국 방문에 이어 중국에도 의원단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정 의원은 밝혔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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