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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반기문 “한국전쟁 피난 트라우마 경험…분쟁지 아동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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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아동과 무력 분쟁’ 공개토의 연설
5년 만에 안보리 회의장 참석해 눈길


매일경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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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소년으로서 트라우마를 겪었다. 분쟁 지역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급증세를 보인 무력 분쟁 지역에서의 아동을 향한 인권침해에 대해 성토하며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아동과 무력 분쟁’을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연례 공개토의에 참가했다. 그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제안으로 창설된 국제사회 원로 그룹(디 엘더스·The elders) 부의장 자격으로 이날 토의에서 연설했다. 반 전 총장이 유엔 안보리 회의장에 직접 참석해 연설한 건 2019년 6월 이후 5년 만이다.

반 전 총장은 “지난해 아동에 대한 중대한 인권 침해가 21% 증가했고, 같은 기간 아동 살해 등이 35% 늘었다는 사실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무력 분쟁 과정에서 어린이는 가장 무고한 희생자”라고 성토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 4247명과 이스라엘 어린이 113명에 대한 인권 침해 등 중대한 위반 행위를 유엔에서 확인했다”며 “이는 분쟁의 충격적인 규모를 방증한다”고 역설했다.

반 전 총장은 “한국전쟁 당시 어린 소년이었던 저는 죽음과 파괴 속에서 피난하며 트라우마를 경험했다”며 “부모님과 함께 불타는 마을을 떠나면서 목격한 인간적 고통은 지금까지도 계속 저를 괴롭히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무고한 어린이들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분쟁에서 계속해서 끔찍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은, 오늘 이 자리에 있는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오늘날의 상황은 지난 30여년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노력이 총체적으로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참담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아동과 무력 분쟁 사무총장 연례 보고서에서 이스라엘 군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를 명단에 포함한 것은 책임자 확인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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