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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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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양지뜸’ 8월 개봉...사드 배치 그후 소성리의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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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다큐 영화 ‘양지뜸’. 제공|블루필름웍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후 경북 성주군 소성리 사람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양지뜸’이 8월 개봉을 확정하고 크라우드 펀딩사이트 텀블벅 펀딩을 오픈했다.

대한민국이 평창 올림픽 소식과 북미회담 등으로 들썩일 때 소성리는 예외였다. 경찰이 진을 치고 미군의 헬기가 마을 상공을 지나가자 일상은 무너지고 공동체도 불안하다. 2016년 가을 성주군 소성리가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포대 후보지로 결정되고, 이듬해 배치된다. ‘미디어로 행동하라 in 김천/성주’ 프로젝트에 참여해 사드 배치를 막기 위한 지역 주민들의 싸움을 기록한 김상패 감독은 이후 소성리로 귀촌한다.

그렇게 소성리 주민이 된 그는 직접 마늘과 콩농사를 짓는 한편, 불과 80명 남짓한 노인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일상과 대소사를 카메라에 담아냈다. 주인공은 봉정댁 금연과 봉정할배, 순분, 상돌, 경임, 길남 등이다. 그 결과물인 다큐멘터리 영화 ‘양지뜸(Our Sunny Paradise)’이 8월 개봉에 앞서 지난 24일부터 텀블벅 펀딩을 시작했다.

영화는 2017년 사드 배치 이후를 다룬다. 사드 장비 설치로 일상이 위협받게 된 소성리 주민들이 장비 반입을 막고 사드 철수를 외치며 저항하는 과정을 가까이서 담았다. 주된 배경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로,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등 한반도 평화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시기다. 이 시기 소성리에 들어와 있던 김 감독은 마을 주민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소소한 일상과 투쟁을 카메라로 기록한다.

다큐에는 김 감독의 공동체에 대한 존중과 애정이 자리잡고 있다. 그는 투쟁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급급해 하지 않고 마을 주민들이 함께 도토리묵과 참외장아찌를 만들고 잔치를 벌이는 모습을 관찰하고 그들과 함께 밥을 먹는다.

그런 그에게 노인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일생을 들려준다. 관찰자이자, 참여자이며, 경청자로서 그가 얻어낸 그 공동체의 감각은 한국 독립 다큐멘터리가 오랫동안 지켜온 정수이기도 하다. 감독과 남다른 유대를 형성한 봉정할배가 그에게 쌈짓돈을 쥐어 주며 바르게 살라고 당부하는 장면은 그 어떤 사상가나 지식인의 세련된 말보다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김상패 감독은 “소성리에서 울고 웃는 경험을 하면서 소성리가 내게 점점 다가왔고, 일단 여기서 살아야겠다 결심하며 농사부터 짓기 시작했다”며 “마을회관 앞이 볕이 가장 잘 드는 양지뜸이더라. 양지뜸에서 펼쳐지는 주민의 모습을 영화에 담았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내가 관계를 쌓고 같이 농사짓고 밥 먹은 주민들의 모습에서 사드가 망가뜨린 것이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희화화하고 존중하지 않는 주민들의 모습, 실제 소성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텀블벅 펀딩은 6월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진행된다. 후원 금액에 따라 ‘양지쯤’의 VIP 시사회 초대권 또는 예매권, 엽서 세트, 소장용 DVD, 사인 엽서 등이 선물로 제공된다. 자세한 사항은 텀블벅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양지뜸’은 지난해 열린 제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신인감독상 수상에 이어 이달 열린 제21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부문에 초청돼 상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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