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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6일·새벽배송’ 쿠팡 퀵플렉스 기사 지난달 사망···노조·유족 “과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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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고 정슬기씨의 유가족이 27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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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0대 쿠팡 퀵플렉스 새벽배송 노동자가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경기 군포시에서도 비슷한 사망사고가 있었다. 노동계와 유족들은 “과로사”라고 주장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와 유가족은 27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처참한 로켓배송이 부른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쿠팡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 만든 로켓배송이 고인 죽음의 원인”이라며 쿠팡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제 아들은 쿠팡 로켓배송 일을 시작한지 14개월만에 주검이 됐다”며 “부당한 계약서, 불공정한 근로시스템, 인간을 인간답게 여기지 않는 기업의 횡포가 아들을 죽음의 길로 내몰았다”고 했다.

대책위는 쿠팡로지스틱서비스(쿠팡CLS) 남양주2캠프 굿로지스대리점에서 일했던 정슬기씨(41)가 지난달 28일 자택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사망했다고 밝혔다. 병원은 심실세동과 심근경색의증을 사망원인으로 꼽았다.

대책위는 “고인의 사망원인이 과로사의 대표적인 증상인 뇌심혈관계 질환”이라며 “정씨가 평소 오후 8시30분에 캠프에 출근해 다음 날 오전 6시30분~7시까지 근무했다”고 했다. 정씨는 주6일, 주 평균 63시간, 야간노동 시간 할증(30%)을 적용하면 주 평균 77시간 24분 일했다.

대책위는 강한 노동강도도 문제 삼았다. 정씨는 평소 하루 250개의 물품을 배송했고 사망 50일 전엔 배송 구역이 변경되면서 물량이 340여 개로 늘었다는 것이다. 물품을 인계받기 위해 남양주에 위치한 캠프와 배송지인 중랑구 일대를 3번 왕복한 것도 노동강도를 높였다. 대책위는 쿠팡CLS가 정씨에게 동료 택배 노동자의 배송 업무 지원을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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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CLS와 정씨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제공


쿠팡 야간배송 택배노동자의 사망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엔 60대 쿠팡 퀵플렉스 배송기사가 경기 군포시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달 있었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쿠팡CLS 홍용준 대표는 “쿠팡에서 새벽노동에 종사하는 배송직들의 근로 여건이 그렇게 열악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홍 대표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해결을 위해 2021년 6월 정부·여당·택배사·택배노조 등이 이룬 사회적 합의 참여를 거부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주 60시간 이상의 노동 제한 및 표준계약서 작성, 택배사가 분류작업과 산재고용보험료를 책임진다는 내용의 사회적 합의에 쿠팡이 참여하지 않은 후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쿠팡CLS의 사회적 합의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 아무런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

쿠팡CLS 측은 “택배기사의 업무시간과 업무량은 전문배송업체와 기사의 협의에 따라 결정된다”며 “쿠팡CLS는 전문배송업체에 기사의 업무가 과도하지 않도록 국토교통부 표준계약서에 명시된 주당 작업 일수와 작업 시간에 따라 관리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 택배노조 “숨진 노동자는 전형적 과로사···쿠팡 대표를 국감으로”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310161524001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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