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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GEF 스타트업이야기] 〈42〉정답을 아는 것, 정보를 소비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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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함성룡 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CFP)


정답. 보통 우리는 '옳은 답'을 '정답'이라고 한다. 그리고 '옳다'라는 것은 사리에 맞고 바르거나, 격식에 맞아 탓하거나 흠잡을 데가 없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는 '정답'과 '옳다'라는 두 가지 의미만 섞여도 서로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정답 같지만 정답 같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첫째, 무단 횡단을 하면 안 된다. 초등학생과 20대에게 물었다. 무단횡단을 하지 않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보통 4가지 방법을 설명한다. 그리고 급한 일이 있어서 가장 짧은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둘째, 주변 사람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주변 사람과 긍정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 소통, 감사함의 표현, 서로의 가치관 존중, 지속적인 지지를 하는 방법이 있다. 셋 째, 감정 관리를 잘해야 한다. 감정은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감정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은 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고, 스트레스와 부정적 감정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일상생활에서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분명 정답을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는 완전한 공감을 하지 못한다. 이는 정답은 알고 있지만 정답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에 대하여 설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구체적 실행 방법은 개개인의 상황과 환경에 영향을 받고, 정답은 정답일 뿐 과정은 개인의 욕심과 본성에서 결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정답을 알고 있지만 실행하는 방법이 모두 다르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개개인의 정답 우선순위가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정답을 진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은, 그 해답을 다른 사람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 때다.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은 그 지식이나 정보가 우리 내부에 충분히 소화되고 이해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 과정은 단순한 암기나 수용을 넘어서는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요구하고,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하여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소통하는 과정이다.

오늘날 손쉽게 정답을 알 수 있는 세상에서 정답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정답을 풀기 위한 방법, 실행 방법을 알아야하고, 그 방법에 대해 아이와 어른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스스로가 설명 한 것을 실천하였을 때 비로소 우리는 정답을 알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정답을 쉽게 알고 학습할 수 있는 세상에서 정답을 향해 가는 방법과 실행 방법을 설명하거나 실천 할 수 없다면 정답을 안다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정답을 보고 들었다고 스스로가 정답을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정답을 알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면 정답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게 되고, 정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정답을 설명 할 수 있는 과정이라는 점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설명 할 수 없거나, 실천 할 수 없는 정답을 알고 있다는 것은 정답을 이룰 수 없고, 가질 수 없는 현실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스스로 회피하기 위해 주변과 상황을 탓하면서 스스로에게 정답을 실천 할 수 없는 상황적, 사회적 피해의식만 생기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정답을 이루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라면, 다양한 방법을 찾고 실천 했을 때 우리는 정답에 가까워 질 수 있다. 정답을 너무 쉽게 알 수 있는 요즘 세상에서는 정답을 알고 있는 것이 더 고통스럽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이유다.

정답을 너무나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시대는 정답이 없는 시대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의 정답을 추구하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정답을 아는' 것과 '정보를 소비'하는 것의 차이다. 정답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스스로 실천 하였다면 비로소 우리는 '정답을 아는' 영역에 근접하게 된다. 이 정답의 해설집은 내가 살아온 삶이고, 오답지는 우리가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또 다른 정답을 찾아 나서게 된다.

함성룡 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C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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