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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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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억 불러요, 5억 밑은 안돼”…'손웅정 사건’ 협상 녹취록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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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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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한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 측과 피해 중학생 A군의 부친이 지난 4월 합의금 액수를 두고 협상하는 녹취록이 28일 공개됐다.

녹취록에는 A군 부친이 손 감독 측 변호사에게 합의금 5억원 이상을 요구하며 “20억을 안 부른 게 다행”이라고 하는 정황이 담겨 있다. 합의금 요구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커지자 A군 측 변호사는 조선닷컴에 “이번 갈등으로 피해를 보는 건 결국 피해 아동”이라며 " 이런 논쟁이 더 이상 불거지지 않으면 좋겠다”고 했다.

◇ “손흥민은 세계적 스타... 20억 안부른 게 다행”

이날 디스패치는 지난 4월 19일 A군 부친과 손 감독 측 법률대리인인 김형우 법무법인 명륜 변호사가 모처에서 만나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A군 부친은 손 감독에게 합의금 5억원을 요구했다. 손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아버지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A군 부친은 “저도 변호사를 (선임)해서 얘기 할 것 아니냐”며 “(변호사가) ‘(합의금으로) 20억이든 불러요. 최소 5억 밑으로는 하지 마세요’라고 했다. 진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변호사는 “어떤 변호사냐. 알려주면 직접 얘기해보겠다”고 물었다.

A군 부친은 “중요한 건 합의하려고 하면, 솔직히 얘기하면 돈 보상이지 않나. 변호사님 말대로 일반 사건이면 1500만원이 가능한 금액”이라면서도 “(손흥민이) 전 세계 스포츠 스타고, 거기다가 손 감독도 유명하다. 그런데 본인들 가치가 1500만원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만약 세상에 안 알리고 좋게 한다고 그러면, 솔직하게 얘기해서 지금은 돈뿐이 없지 않나. 저는 (돈을) 조금 받고는 절대 (합의)할 생각 없다”며 “다 비밀로 해야 한다고 하면 5억 이상은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합의는 아이에다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A군 부친은 “애들은 많이 나와봐야 1500만원이 맥시멈(최대)”이라며 “제가 만약 반대 입장이면 10억도 안 아까울 것 같다. 돈 액수를 떠나서 만약 합의가 안돼서 축구협회 징계가 나오고 다 터졌다고 치자. 언론이든, 이미지 메이킹이든 뭐든 쓰는 비용, 자기들 이미지 값이 1500만원~2000만원인가”라고 반문했다.

A군 부친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축구 감독하는 친구도 있다. ‘축구협회에 넣으면 어떻게 되냐’ 안 물어봤을 것 같나”며 “자격증 정지 또는 취소지 않나. 5억이든, 10억이든 돈이 아깝냐”고 했다. 이어 “이건 돈이 아니라 자존심이다. 5000(만원)이든 1억이든 합의했다고 치자. 언론이든 어디든 보도 되든 신경 안 쓰실 거면 그냥 그렇게 하셔도 된다고”도 말했다.

그래도 ‘5억원은 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A군 부친은 “아니다. 그건 심한 거 아니다. 생각해봐라. 손 감독과 (손흥민의 친형인 )손흥윤 다 껴있지 않나”라고 했다. 또 “이런 비밀은 다 보장하면 나 같은 피해자가 또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르고 세상에 묻히고 함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가 변호사님이었다면 저는 5억에도 안 할 것 같다. 합의하려고 하면 돈이 중요한 건데 그만큼 자기들 이미지 실추 등을 다 하면 5억 가치도 안되냐”고 했다. A군 부친은 “5억 원이 심하다고? 안 심하다. 저는 20억 안 부른 게 다행인 것 같다”며 “전 안 해도 된다. 돈이 중요해서 하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녹취록 말미에 A군 부친은 “(합의를 안 할 경우) 손 감독만 잘못되는 게 아니지 않나. 손흥윤도 집 어마어마하게 크게 사서 지었지 않냐”며 “진짜 짜증나면 (금액) 더 올라갈 수 있으니까 얘기 잘해보길 바란다”고도 했다.

◇ A군 측 “서로 다른 입장에 아동만 피해”

A군 측 류재율 변호사는 녹취록을 둘러싼 진실 공방과 관련, “따로 드릴 입장은 없다”고 했다. 류 변호사는 조선닷컴과 통화에서 “더 이상 이런 논쟁이 안 불거졌으면 좋겠다. 서로 다른 입장 때문에 아동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해당 사건을 맡게 된 건 며칠 되지 않았다. 오로지 아동을 위해 변호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손 감독과 손흥민의 형 손흥윤 등 축구아카데미 코치 2명은 지난 3월 아카데미에서 축구를 배우던 중학생 A군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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