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PK 여론조사서도 여전히 韓 우세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윤상현(왼쪽부터)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후보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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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28일 일제히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공략에 나섰다. 당대표 경선에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이 80%에 달하는 만큼 당원 다수가 분포한 영남권의 지지기반을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셈법에서다. 특히, 한동훈 후보의 '대세론' 저지를 위해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가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를 고리로 견제에 나섰지만, 외려 한 후보의 존재감만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후보는 이날 첫 일정으로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찾아 6·25 전쟁 참전용사들을 추모했다. 그는 참배 직후 기자들을 만나 "나는 대한민국 국민을 절대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 정치인이 배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은 대한민국과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경쟁관계인 원 후보와 윤 후보가 연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의 '불화설'을 언급하며 "배신의 정치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공격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한 후보는 이후 부산 남구 해운대구 진구 연제구 등 6개 지역을 돌며 당협간담회를 진행했고, 부산시청에서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났다. 한 후보가 광역지방자치단체장을 만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박 시장과) 당내 선거에서 서로 다툼에 치중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위한 건설적 토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 후보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와 면담을 추진했으나 연이어 불발됐다. '일정이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지만, 한 후보에 대한 친윤석열(친윤)계와 TK 주류의 반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는 홍 시장과 이 지사를 차례로 면담해 대조적 모습을 보였다.
한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후보들은 '빈틈'을 집중 공략하는 모양새다. 특히 '친윤' 주자로 분류되는 원 후보는 지난 25일부터 사흘 내내 대구 지역에 머문 데 이어 이날 경남지역을 돌고, 박완수 경남지사를 면담했다. 대구에서 표심을 다진 나 후보는 이날 대구시의회 기자간담회에서 여론조사상 한 후보의 우세가 지속된다는 질문에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는 결과가 다르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경북 안동에서 이 지사를 만나 보수 재건에 대한 구상을 공유했다.
TK 유력 인사의 잇따른 '퇴짜'와 세 후보의 견제에도 한 후보에 대한 '텃밭' 지지율은 여전히 높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TK지역의 당대표 후보 선호도는 한 후보가 33%였다. 원 후보 19%, 나 후보 17%, 윤 후보 4% 순이었다. PK 지역에서도 한 후보는 32%로 가장 앞섰다. 나 후보와 원 후보는 각각 18%, 16%, 윤 후보는 5%로 나타났다. 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상태인 데다, 후보들의 '반한 전선'이 노골화될수록 친윤 후보를 옹립했던 지난 전당대회가 연상하는 당원들이 많아질 것"이라며 "후보 본인들에 대한 반감만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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