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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유권자 선택만 남았다…선거결과 승복에 美민주주의 명운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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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햄프셔 산골마을서 0시 투표 시작…주별로 오후 7∼9시 사이에 마감

'민주주의·생식권 수호' 해리스 vs '경제난·불법 이민 해결' 트럼프

초박빙 구도 속 개표 및 결과 확정 지연 예상…트럼프 벌써 불복 포석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제47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본투표가 5일 오전 0시(현지시간·한국시간 5일 오후 2시)부터 미국 전역에서 순차적으로 실시된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건곤일척의 승부가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유권자들의 한 표 행사로 결판나게 되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11월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뒤 공화당 경선을 거쳐 세 번째로 대선에 도전하게 된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지난 7월 21일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자의반 타의반' 후보직 사퇴 이후 당내 경선없이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직을 이어받아 대권 도전에 나섰다.

두 후보가 차기 백악관 주인 자리를 두고 본격 대결한 기간은 바이든 대통령 사퇴일인 지난 7월 21일부터 계산하면 100여일 정도다.

본투표는 전통적으로 '자정 투표'를 해온 뉴햄프셔주 북부 작은 산간 마을 딕스빌노치 등에서 5일 0시에 가장 먼저 시작된다.

일반적인 투표 시간은 주별로 다르며 대부분 오전 5∼8시부터 투표를 시작해 오후 7∼9시 사이에 마감하게 된다.

진보 성향의 유색인종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과, 보수 색채가 강한 백인 남성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선 후보들보다도 뚜렷하게 대비되는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판이하게 다른 두 후보는 대척점에 서서 양극단으로 갈라진 지지층을 최고조로 결집시키면서 역대 어느 선거보다 치열한 초박빙의 대결을 펼쳐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전통적인 미국식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 회복 및 수호, 여성 생식권(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 보호, 서민이나 중산층 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세 규합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난과 남부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 급증 등 바이든 정부 국정 난맥상을 거칠게 공격하면서 보수층뿐 아니라 생활고에 지친 유권자의 표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왔다.

두 후보는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놓고도 극명하게 다른 인식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미국 대권의 향방은 북한군 파병으로 시끄러워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이란, 이스라엘과 하마스·헤즈볼라 등 친이란 대리세력 간에 전쟁과 같은 무력충돌로 이어지고 있는 중동 상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두 후보 간 '동맹'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를 비롯한 유럽은 물론 한반도 정세가 엄청난 격랑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아울러 이번 대선은 미 의회의 상·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기 때문에 의회 권력 재편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각종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이 줄곧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던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일면서 지난달 중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승세가 뚜렷이 나타나는 등 막판까지 대선 판세는 요동쳐왔다.

특히 대선의 승패를 실질적으로 좌우하는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에 있는 데다 10월 말 양 진영 모두에서 '쓰레기' 발언 등 막말과 실언이 터져 나오면서 막판 표심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이날 투표가 마무리되더라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승부를 결정짓는 7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역대급 초박빙 접전구도로 흘러온 만큼 투표함을 모두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대선보다는 못 하지만 사전 투표 유권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점도 개표 지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플로리다대학 선거연구소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4일 오전11시 기준으로 전체 등록유권자 약 1억6천만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약 7천82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애리조나의 경우 우편으로 사전 투표하는 유권자가 많아 개표 완료 및 집계까지 최장 13일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또 일부 경합주의 경우 두 후보 간 격차가 0.5∼1.0% 미만일 경우 자동으로 재검표가 진행되거나 후보자 혹은 유권자의 요구에 따라 재검표를 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투표 결과 확정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특정 후보가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조기에 확보하거나 압도적인 표차로 승부를 가르면 문제가 없겠지만, 결과 발표가 늦어지면서 '당선인 공백'이 길어지면 미국 사회가 재차 극심한 분열과 대혼란에 빠져들 가능성도 농후하다.

아울러 재검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부정선거 주장이 또 나올 수도 있고, 패배한 후보 측에서 소송전을 벌일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승부가 결정되기 전에 승리 선언을 하거나, 자신이 패하는 결과가 나오면 또다시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는 이미 경합주 중에서도 선거인단수 19명으로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 핵심 승부처가 된 펜실베이니아에서 일부 선거 절차를 '사기'라고 문제 삼으면서 소송을 제기했고, 이는 선거 불복을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때도 우편을 통한 사전투표가 조작됐다고 주장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한 뒤 불복을 선언하고 저항을 선동, 결국 2021년 1월 6일 극렬 지지자들이 미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 점거하는 폭력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 공략에 집중, 총력전을 펼친 뒤 마지막날 유세를 마친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낮 스크랜턴을 시작으로 레딩, 앨런타운, 피츠버그, 필라델피아 등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5곳을 도는 강행군을 펼친다.

대도시인 피츠버그와 필라델피아 유세에는 '세컨드 젠틀맨'인 남편 더그 엠호프가 함께하며 특히 피날레 유세인 필라델피아 유세에선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와 유명 가수 레이디 가가, 리키 마틴 등도 함께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4차례의 유세 가운데 2차례를 펜실베이니아에 할애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선벨트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오전에 유세를 벌인 뒤 펜실베이니아로 넘어가 레딩과 피츠버그에서 유세를 가지며 마지막으로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그랜드래피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과 2020년 대선 때도 마지막 유세를 펼친 곳이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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