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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대통령도 억울한 법집행 없게 하랬다”…미성년자에 속은 편의점 점주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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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봐도 성인으로 보여 담배 판매
경찰 적발돼 형사처벌 및 영업정지
검찰 “머리숱 등 미성년자로 안보여”


매일경제

언뜻 봐도 성인으로 보이는 미성년자가 편의점 점주를 속여 담배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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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성인으로 볼법한 사람에게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고 담배를 판매했다가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 소상공인이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2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4월 27일 B씨에게 담배 3갑을 판매했다. 그러나 B씨는 미성년 학생으로 친구들과 아파트단지에서 담배를 피우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적발됐다.

B씨는 경찰에 A씨가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담배를 구입했다고 말했고, A씨는 형사 처벌과 함께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검찰은 편의점 폐쇄회로(CC)TV에 찍힌 B씨가 학생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참작해 이번 사건을 불기소하고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관할 관청도 영업정지 기간을 7일에서 4일로 줄여줬다.

영상에 찍힌 B씨는 머리숱이나 얼굴, 표정, 몸짓 등을 볼 때 미성년자로 보기는 쉽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판단이었다. 다만 현행법은 미성년자에게 담배를 판매하면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A씨는 유죄가 됐다.

A씨는 “B씨의 얼굴을 보고 신분증을 요구할 점주가 몇 명이나 되겠는가”라며 신분증 검사를 안 했다고 처벌하는 것이 억울해 국민투표를 해보고 싶다는 입장이다. 담배사업법은 모든 고객의 신분증 검사를 의무화하지 않고 있으며 미성년자 판단 여부는 판매자에게 맡기고 있다.

그는 “단 하루라도 장사를 해야 적자를 면하고 대출 상환이 가능한 소상공인의 생계를 옥죄는 영업정지 처분은 편의점뿐 아니라 요식업을 하는 분들이 폐업하는 주요 원인”이라며 “사법 당국이 형사처벌을 하고 행정 당국이 다시 영업정지를 내려 이중 처벌을 하는데 행정제재는 과태료나 교육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도 억울한 법 집행으로 소상공인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미성년자 담배 판매에 대한 행정처분이 영업정지밖에 없어 소상공인이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고 폐업하게 만든다. 행정제재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민생토론회에서 “신분을 속인 미성년자에게 술·담배를 판매한 자영업자에게 행정처분을 면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A씨는 이번 일을 본사에 보고하고 일선 점주들에게도 공유함으로써 B씨가 다시 담배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실제로 B씨는 A씨에게 피해를 준 후에도 다른 편의점에서 다시 담배 구입을 시도하다가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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