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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한화 후계자' 김동관의 '빅 픽처'…한화오션이 핵심 퍼즐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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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부회장이 MADEX(국제해양방위산업전)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전시된 수상함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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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김동관 부회장이 그룹 경영과 관련한 '빅 픽처'를 그리고 있다. 방산 부문에서 육·해·공을 통합하는 한국판 록히드마틴으로 거듭나고, 미래 에너지 부문에서 '생산→운송→활용'을 포괄하는 풀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 구상의 핵심 퍼즐로 지난해 5월 출범한 한화오션이 떠오르고 있다.


한화오션, 성공적 1주년…김동관은 현장 경영

김 부회장은 지난 27~28일 경남 거제에 위치한 한화오션 사업장을 찾았다. 김 부회장의 현장 경영 일정은 한화오션 출범 1주년을 맞이하기 위한 취지였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의 모회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표이사이면서, 동시에 한화오션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직접 관여하고 있다.

1박2일 동안 거제에 머문 김 부회장은 각종 회의에 참석하면서도 주요 경영현황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변화하는 시장 속에서 생산 안정화 및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안전 경영의 중요성을 당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5월 2조원을 들여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이후 출범한 한화오션은 최근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들어 12분기 만의 흑자전환을 달성하는 것에 성공했고, 올해는 연간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3년치 작업량 이상의 수주 물량을 쌓아두고, 선별수주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방산과 에너지 밸류체인에서 빠질 수 없는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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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중심으로 모인 사업들/그래픽=조수아


김 부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을 할 때부터 이 회사의 그룹 내 역할론과 관련해 끊임없는 고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 주도 아래 글로벌 사업 확장성에 대한 충분한 가능성을 타진한 뒤에야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를 결정한 것"이라며 "방산뿐 아니라 에너지 사업에서도 활용도를 키우는 방향을 충분히 검토했다"고 전했다.

특수선의 경우 한화그룹이 이 부문 분할 인수를 한 때 검토했을 정도로 눈독을 들여왔다.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육군과 공군 부문에 강점을 가졌던 한화그룹 입장에선 해군까지 포괄한 포트폴리오가 필요했다. 40척 이상의 수상함을 건조한 경험이 있고, 잠수함 명가로 불리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나선 중요 이유 중 하나다. 한화오션 출범을 통해 육·해·공 통합 라인을 확보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방산그룹으로 거듭나는 게 김 부회장의 비전이다.

에너지 밸류체인에서 한화오션의 역할도 분명하다. 에너지의 생산(플랜트)과 운송(선박)에 있어서 그룹 내 여타 계열사들이 할 수 없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한화오션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LNG를 유럽으로 공급하는 사업 역시 구상했는데, 여기서 한화오션의 LNG 운반선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부회장은 '수소 풀밸류체인'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저장 및 운송한 후, 발전소 등에서 연료로 활용하는 구상이다. 수소 생산 플랜트 구축 및 선박 운송에서 한화오션은 결코 빠질 수 없는 퍼즐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4월 ㈜한화 건설부문의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양수하기로 했다. 향후에는 해상풍력 설치선, 하부구조물, 해상변전소 등의 제작·운송·설치·유지보수 등 토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많은 투자와 중장기 전략"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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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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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비전'에 맞춰 한화오션의 보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 필리(Philly)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했다. 필리조선소는 상선뿐만 아니라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 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 등을 핵심 사업으로 한다. 향후 미국 함정시장 진입 시 함정 건조 등을 위한 사업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밖에도 한화오션은 호주의 조선 및 방위산업체 오스탈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총 3600억원을 투자해 넥스트디케이드의 지분 13.66%를 획득키로 결정했다. 넥스트디케이드는 미국 텍사스에 LNG 터미널을 보유한 곳이다. 미국 LNG의 유럽 공급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는 시선 역시 있다.

한화오션 출범 1주년을 맞아 김 부회장이 직접 거제 사업장을 찾은 것은, 그룹 차원에서 한화오션에 더 힘을 실어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6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의 한화오션 부스를 찾는 것으로 언론 데뷔를 하기도 했는데, "그만큼 한화오션을 각별히 생각하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었다. 당시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도 한화그룹의 가족이 됐다"며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중장기적 전략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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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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