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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美FDA 관문 넘은 K-제약·바이오…"매출 달성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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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와 ITC 분쟁 중인 휴젤…상관없이 미국행

미국 3대 PBM과 계약 맺은 셀트리온 "내년 목표 15만명 투약"

GC녹십자, '3수' 끝에 미국 진출…알리글로 출하 예정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장벽을 뚫고 잇달아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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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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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제제 '레티보'의 허가를 획득했다. 레티보는 이미 중국과 유럽 시장에 출시된 바 있으며, 미국까지 진출하면 국내 기업 최초로 세계 3대 시장(미국·유럽·중국)에 모두 진출하게 된다.

앞서 보툴리눔톡신이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톡스'로 알려진 제품이다. 주로 주름 개선 등 미용 목적으로 쓰이며 미국 기업 엘러간(Allegan)이 최초 개발한 특정 제품명이다.

휴젤은 현재 메디톡스와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분쟁에 휘말린 상태다. 해당 분쟁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시작됐는데, 메디톡스가 휴젤이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며 미국 내 수입 및 판매금지를 ITC에 제소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나 지난해 9~10월 메디톡스가 디스커버리 절차를 통해 휴젤의 제출 증거를 확인한 뒤 영업비밀 도용 주장을 철회했고, 올해 1월에는 제조공정 유용 관련 주장도 거둬들이며 분쟁의 모양새가 달라졌다. ITC는 이달 초 결국 휴젤의 손을 들어준 상태다.

분쟁이 이토록 오래 이어져 온 이유는 이들 기업의 주요 매출원이 보툴리눔톡신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두 기업의 전체 매출 50% 이상을 차지했다. 여기에 미국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30배 이상 큰 것도 한몫했다. ITC의 최종 판결은 올해 10월에 나올 예정이지만, 패소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 휴젤은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도 미국 시장 확장에 주력 중이다. 올해 3월부터 출시한 자사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의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짐펜트라는 지난해 10월 FDA로부터 승인받은 세계 유일의 인플릭시맙 피하주사제(SC)다. 기존의 인플릭시맙 제품은 전문 의료진을 거쳐 정맥주사로 투여해야 했지만, 셀트리온이 자가 투여가 가능한 피하주사 제형으로 변경해 개발한 제품이다. 즉 환자들의 편의성을 크게 높인 것이다.

출시 직후에는 미국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중 하나인 익스프레스스크립츠(ESI)의 처방집에 선호의약품으로 등재됐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경영진이 직접 미국 현장을 돌며 가져다 온 성과다. 미국 의료보험시장은 병원과 보험사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PBM이 어떤 의약품에 보험을 적용할지 결정해야, 환자의 보험 혜택이 확정돼 판매가 가능한 구조다. ESI는 2190만명 상당의 보험 혜택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서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시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ESI 이외 대형 PBM 2곳과의 계약을 순차적으로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3분기쯤 미국 사보험 시장의 80%까지 확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연말까지 8만 명, 내년에는 15만 명이 짐펜트라를 투약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적응증을 염증성 장질환(IBD)에서 류마티스 관절염(RA)까지 늘리고 있다. 미국 RA 시장은 304억8700만 달러(한화 약 40조 원) 규모로 IBD 시장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GC녹십자의 경우, 이르면 내달부터 미국에서 자사의 대표 혈액제제 제품인 '알리글로(성분명 면역글로불린)'를 본격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알리글로는 면역결핍증 환자나 특정 감염병의 예방과 치료에 사용된다.

알리글로는 FDA 품목허가에 도전한 지 8년 만인 지난해 12월 최종적으로 허가받았다. 회사는 2015년 면역글로불린 5% 제품을 가지고 FDA에 허가를 신청했으나, 제조공정 자료 보완이라는 이유로 두 차례나 허가가 미뤄졌다. 이후 GC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첨가율을 기존 5%에서 10%로 늘리기로 결정, 2020년 북미 임상 3상을 마친 뒤 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제출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2년 최종 보완 요구서를 또 한 번 더 받으면서 허가가 미뤄졌으나, 결국 이듬해 상반기에 품목허가를 받아냈다. FDA 도전 '3수' 만에 이뤄낸 성과다.

알리글로의 공급과 판매는 현지 자회사인 GC바이오파마USA가 도맡으며, GC녹십자는 제품의 가격 정책 등 마케팅 활동에 집중한다. 출시를 앞두고 PBM 등의 협상도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는 알리글로의 미국 출시 첫해 매출 목표를 5000만 달러로 잡고 있다. 매해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 2028년까지 3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알리글로의 미국 출시를 위해 자사의 청주 오창공장에서 차질 없이 생산 중이다"라며 "곧 미국으로 출하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출하 예정일은 추후 자료를 통해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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