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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사후 180조 공익신탁" 버핏의 통큰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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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 5월 3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 행사장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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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사후 재산의 대부분을 세 자녀가 공동 관리하는 공익신탁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려 전 재산의 99%로 1300억달러(약 18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금액이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평소의 약속을 지키는 동시에 자녀들에게 부의 상속 대신 명예와 사회적 책임을 물려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귀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6월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워런 버핏이 사망 후 세 자녀를 위한 새 재단에 사실상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유언장을 변경한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2006년부터 매년 수십억 달러를 기부해온 '빌&멀린다 게이츠재단' 기부는 그의 죽음을 끝으로 종료된다.

버핏 회장은 수지·하워드·피터 세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들이 유산을 상속받는 새 재단의 이사진이 될 전망이다. 버핏 회장은 올해 94세로 1300억달러의 주식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버핏 회장은 지난 28일에도 게이츠재단에 40억달러 등 총 5개 공익재단에 53억달러(약 7조3000억원)를 기부했는데, 이것이 그의 마지막 외부 재단 기부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는 2006년부터 게이츠재단을 비롯한 총 5개 재단에 평생 기부 의사를 밝히고 실제로 수십억 달러씩 매년 기부를 해왔다. 게이츠재단에만 이번 40억달러를 포함해 총 430억달러를 기부했다. 버핏 회장은 공익 활동 제고를 위해 2006년부터 게이츠재단 이사진으로 활동해왔으나 2021년 이사직을 사임했다. 게이츠재단은 세계 최대 자선재단 중 하나로 세계 보건, 빈곤, 성평등, 에너지·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공익사업과 투자를 펼치고 있다.

FT에 따르면 버핏 자녀들이 운영하게 될 새 재단은 출범과 동시에 세계 최대 규모 재단이 될 전망이다. 2022년 기준 1080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노보노디스크재단, 750억달러의 게이츠재단과 필적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버핏 회장은 "세계에는 80억명이 있고, 나와 내 자식들은 1% 중 가장 운이 좋은 100번째 안에 든다"며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말했다.

새로 설립될 공익재단은 버핏 회장의 유언장에 따라 그의 세 자녀가 만장일치로 용처를 결정하도록 했다. 맏딸인 수지 버핏(71)은 현재 유아, 사회정의 등을 교육·장려하는 셔우드재단 이사장과 대학등록금 지원 사업을 하는 돌아가신 어머니의 이름을 딴 수전톰프슨버핏재단의 의장을 맡고 있다.

아들 하워드 버핏(69)과 피터 버핏(66)도 식량안보, 인신매매 근절, 원주민 공동체 지원 등을 위한 개별 재단을 운영 중이다.

버핏 회장의 자녀들은 아직 용처를 밝히지 않았지만 공익에 활용할 것을 시사했다. 이날 수지 버핏은 "아마 우리가 해왔던 일의 연장선상이 될 것이라 상상된다"고 귀띔했다. 하워드 버핏은 "아버지가 자선재단에 주고자 하는 돈에 대해 누군가 책임을 가져야 했다"며 "그 일을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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