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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취임 100일 맞은 김재홍 회장 "H2KOREA 다시 수소산업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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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재홍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회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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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에너지 자원이 없는 한국은 친환경 에너지 수소에 상대적으로 일찍부터 관심을 가졌다. 기업과 정부는 수소에너지의 활용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수소사회로의 전환이라는 목표 하에 부지런히 움직였다. 수소전기차가 도로에 돌아다니기 시작한 뒤부터는 수소사회가 한국의 가까운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사람도 많았다.

그러나 기대만큼 수소사회로의 전환은 빠르지 않았다. 수소차 보급은 당초 목표에 한참 못미치고 관련 인프라인 충전소 등 설치도 더디기만 하다. 친환경 수소의 대량생산 및 이를 이용한 발전은 아직까지 먼 이야기다. 이에 수소에너지의 활용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처럼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3월 김재홍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 회장이 취임했다. H2KOREA는 2017년 3월 국내 수소경제 활성화와 세계 수소산업 선도를 위해 민관 협의체 형태로 설립된 단체다. 수소사회로의 전환을 앞장서 이끌어왔던 기관으로 현재 150개 이상의 국내 기업, 유관기관, 지자체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취임 100일을 맞이한 김재홍 회장은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수소산업을 활성화시키고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회장직을 수락했다"며 "주어진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니 어깨가 무겁다"고 밝혔다.

- 수소사회로의 전환 속도가 당초보다 늦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2019년 수소경제로드맵을 수립할 당시 여건이 성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욕이 앞선 목표를 제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2년까지 수소차 6만7000대, 충전소 310개소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실제로 수소차는 지난 5월 기준 35,542대, 충전소는 217개소가 설치되는데 그쳤다. 이처럼 진전이 더딘 것은 수소 생산 비용이 높고 수소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 기준 청정수소의 생산단가는 석탄 대비 5배 이상 높다. 적자로 운영되는 수소충전소도 절반 이상이다. 여기에 수소관련 정책을 이끌어내고 추진해야 할 H2KOREA의 내부 사정도 좋지 않았다. 에너지기술평가원 등에 수소 관련 사업을 이관하면서 지난해에 인원과 예산이 함께 줄었다.

-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조직 재정비였다. H2KOREA는 수소정책을 만들고 펼치면서 기업과 정부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탄생한 조직이다. 수소 관련 정책과 산업 전반에 있어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H2KOREA의 힘이 좀 빠져있었다. 인력을 다시 늘리고 전문성도 키워야 수소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세계 수소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봤다. 재정비 이후에는 H2KOREA가 새로운 사업을 발굴해서 기업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수소산업과 관련해서는 세계 선도 국가 중 하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다. R&D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실증사업까지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가 수소산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한다고는 하지만 부처별로 사업이 다 흩어져있고 지방자치단체에서 개별적으로 산업을 지원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것들을 서로 연계시켜 효율을 높이는 역할도 해 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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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수소융합얼라이언스 회장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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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관련 기업들이 수익성이나 기술개발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수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려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정부는 R&D와 관련해서는 수소산업 10대 분야(수전해, 수소 충전소, 수소 운반차량, 액체수소 운송선, 모빌리티용 연료전지, 발전용 연료전지, 수소터빈, 암모니아 합성·분해, 수소 저장·배관, 수소 엔진)의 40대 소부장 핵심품목을 핵심전략기술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수요로 연계하기 위해 R&D 지원에서 활용 가능한 제품개발 지원으로 바꾸면서 시제품의 실증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수소생산기지와 출하센터 등 수소의 생산과 유통 전반에 걸친 인프라 구축 역시 지원해야 할 대상이다. H2KOREA는 2017년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발굴해 규제개선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수소분야에서 총 128건의 규제개선을 이뤄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선진국과의 기술격차 해소, 국내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산학연이 함께 참여하는 '수소산업 규제혁신 민간협의체'가 지난 5월 출범했는데 H2KOREA가 사무국을 맡았다.

-국내 수소기업들의 해외진출 역시 중요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역할도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중국 상하이의 국제 수소·연료전지 차량 전시회와 세계수소산업연합회(GHIAA) 6차 총회 등 각종 국제행사에 참석해 각국의 정책적 지원 및 기술동향을 파악하고, 유관기관간 글로벌 협력과 연대를 다지고 있다. 특히 GHIAA는 2022년 H2KOREA가 발의해서 결성한 세계수소산업협회간 협의체인데, 이번 총회를 통해 H2KOREA가 사무국을 계속 맡으면서 세계 수소산업단체들의 중심이 됐다. 일본과는 지난 5월 양국 정상회담 때 합의한 수소분야 협력 강화의 후속조치로 양국의 수소 관련 11개 기관이 함께 모여 '제1회 한일 수소협력 대화'를 개최했다. 양국 관련기관이 함께 첫 발을 떼어 기본적인 협력 프레임을 만들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일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향후 최대 수소수입국의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데 수소시장에서 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관심이 많고 적극적이었다. 한일 수소공급망·활용협력, 탄소집약도 및 인증, 표준·기준, 안전 분야 등 4개의 워킹 그룹을 개설해 세부적인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진행 중인 사라왁주 그린수소 프로젝트 활동도 지원했다. 사라왁 그린수소 프로젝트에는 삼성 E&A, 롯데케미칼, 한국석유공사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 중이다. 향후 상당량의 그린수소를 필요로 하는 한국 입장에서 말레이시아는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나라라는 판단이다.

-수소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에서 앞서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세계 각국은 탄소중립 이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해 미래 에너지원인 청정수소의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미국, 유럽, 심지어 산유국인 중동도 마찬가지다. 국제사회에서 안정적인 수소의 공급을 위한 국제협력과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연 3만톤 규모의 세계 최대 액화수소 플랜트가 준공된 데 이어, 세계 최초로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도 개설된 만큼 청정수소 사회로 한걸음 더 진입했다. 우리는 올해가 한국의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의 원년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 시점에서 수소산업이 제대로 활성화되려면 △수소 생산의 경제성 △인프라 확충 △안정성에 대한 대국민 인식제고가 중요하다. 수소의 경제성과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정부, 기업과 함께 노력하겠다. 또 수소를 국민이 안전하게 인식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수소산업 진흥전담기관으로 부여받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

대담=강기택 산업1부장 acekang@mt.co.kr 정리=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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