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토론 폭망했지만…바이든 "끝까지 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美 대선 첫 TV 토론 후폭풍
당내서도 후보 교체설 대두
바이든, 발 빠르게 위기 진화
완주의사 피력 후 정면돌파

머니투데이

29일(현지시간) 뉴욕주 프랜시스 S. 가브레스키 공항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의 모습. /AFPBBNews=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대선 첫 TV 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노쇠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해 후보 사퇴론이 불거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 완주 의사를 피력하며 위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하지만 향후 여론조사 결과들이 달라진 추세를 보여준다면 민주당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뉴욕주 이스트햄프턴에서 열린 선거 모금행사에서 이틀 전 토론 관련해 "나는 좋은 밤을 보내진 못했지만 그건 트럼프도 마찬가지였다"면서 "내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루 전 노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도 중도하차론에 선을 그었는데,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은 이날 바이든이 토론 때보다 훨씬 활기 넘치고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81세의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첫 대선 TV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주장을 매끄럽게 이어가지 못하거나 갈 곳을 잃은 듯 방황하는 눈빛을 보이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을 패닉에 빠뜨렸다. 토론 뒤에는 도움을 받으며 무대 계단을 한 칸씩 내려오는 모습이 노출됐다. 진보 성향 NYT마저 사설에서 "조국을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직격하는 등 후보 교체론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발 빠르게 위기 진화에 나섰다. 바이든 캠프는 토론 직후 국회의원과 지지자들에게 전화를 돌리고 홍보 활동을 진행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도 '바이든 구하기'에 동참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이번 선거는 진실을 말하고, 옳고 그름을 알고 미국인들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 사이의 선택"이라고 썼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역시 엑스에 "토론 평가는 전문가에 맡기겠다"며 "바이든은 지난 3년간 견고한 리더십을 발휘해 트럼프가 남긴 수렁에서 미국을 구해냈다"고 강조했다.

일단 토론 직후 여론조사에서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스가 TV토론 직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바이든을 지지한단 응답은 46%로 토론 전에 비해 되레 2%포인트 상승했다. 트럼프를 찍겠단 응답은 토론 전후가 44%로 같았다. 많은 유권자들이 이번 대선을 '차악'을 뽑는 선거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만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WSJ은 향후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경합주에서 승리 가능성이 멀어질 경우 후보 사퇴론이 거세질 수 있다고 짚었다.

지난 대선과 달리 당 대선 후보를 공식적으로 확정할 전당대회도 열리기 전 첫 대선 후보 토론이 일찍 진행된 것이 바이든 입장에선 교체론을 부른 면도 있다. 외신들은 현재로서 민주당이 대선 후보를 교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이든 대통령이 스스로 후보직에서 사퇴하는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새로 출마한 후보들을 두고 8월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를 진행해 새로운 후보를 선출할 수 있다. 만약 전당대회 후 사퇴할 땐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새로운 대선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민주당에서 현직 대통령이 연임 시도를 포기한 건 1968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마지막이다. 그는 경선이 본격화하기 전인 3월에 출마 의사를 접었고 이후 허버트 험프리 당시 부통령이 대신 후보로 나섰으나 11월 본선에서 공화당 리처드 닉슨에게 패배했다. 바이든이 출마를 포기한다면 새 후보를 둘러싼 당내 혼란이 불가피해 공화당이 이득을 볼 수 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