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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연금과 보험

테슬라 車보험 선풍적 인기에… 韓도 커넥티드카 보험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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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테슬라 홈페이지 내 자동차보험 가입 화면.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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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2021년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해 혁신에 성공했다. 테슬라 차량에 부착된 센서로 운전자의 주행 정보를 수집해 안전운전을 한 고객의 보험료를 20~40% 할인해 준 것이다. 자동차보험이 비싼 미국에서 저렴한 테슬라의 보험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금융정보 분석 업체 에스엔피(S&P) 글로벌에 따르면, 테슬라가 지난해 미국에서 자동차보험으로 거둬들인 보험료는 5억1760만달러(7140억원)로 전년(2억5550만달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테슬라와 경쟁하는 중국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비야디는 지난해 중국 4대 인터넷보험사인 이안손보(易安保险)를 인수해 중국 금융 당국으로부터 자동차보험 영업 허가를 받았다. 그밖에 포드·GM·애러티 등 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보험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가 보험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기술 발전 덕분이다. 각종 센서와 네트워크를 통해 운전자 주행 습관을 수집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가 보편화된 것이 주효했다. 이런 정보를 토대로 고객별 사고 발생 가능성을 따져 보험료를 책정하는 것을 보험업계에선 사용자기반보험(UBI)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캐롯손해보험을 시작으로 차봇모빌리티 등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1일 글로벌 커넥티드 자동차 보험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보험사는 신규 사업의 절반 이상을 커넥티드카 보험에 투자하고 있다. 커넥티드카를 통해 운전자 주행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보험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UBI 시장이 2032년까지 연평균 2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선 캐롯손해보험이 눈에 띈다. 캐롯손해보험은 국내 보험업계에서 최초로 퍼마일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가입자 차량에 ‘캐롯 플러그’를 설치해 주행거리를 기록하고, 주행거리가 적을수록 보험료를 할인해 준다. 당시만 해도 보험사들은 연간 주행거리가 1만5000㎞ 이하일 때 보험료를 할인했는데, 캐롯손해보험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데이터 덕분에 1㎞ 단위로 보험료를 차등해 부과했다. 1㎞라도 덜 운행하면 보험료가 저렴해지는 것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최근 ‘할인이 쌓이는 굿 드라이브’ 특약을 선보이며 한발 더 나아갔다. 센서가 탑재된 플러그를 통해 운전자의 급정거·급출발·급가속 횟수를 측정, 안전운전 점수가 70점을 넘기면 보험료를 최대 20% 할인해 준다. 티맵·카카오네비로부터 주행 데이터를 받아보는 다른 보험사와 달리 자체적인 정보 수집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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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구매·관리 통합 애플리케이션 차봇 서비스. /차봇모빌리티



모빌리티 스타트업들도 보험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차봇모빌리티는 2016년부터 114만건 이상의 운전자 데이터를 확보해 차량 구매·판매·관리·폐차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최근에는 자동차보험 설계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맞춤형 보험 상품을 추천해 주는 것이다. 차봇모빌리티는 정보 수집과 분석을 고도화한 뒤 보험사와 협력해 자동차보험을 개발해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기술 발전으로 다양하고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UBI 형태의 자동차보험 출시가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UBI가 활성화되려면 보험사와 다른 업체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캐롯손해보험도 보험(한화손해보험)과 통신(SK텔레콤), 자동차(현대자동차) 업계가 합작해 만든 회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운전자의 주행 습관까지 분석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것은 캐롯손해보험을 제외하면 당장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라면서도 “최근 들어 대부분 보험사가 티맵 안전운전 할인 특약을 적용한 것처럼, UBI 시장도 더 넓어질 것이다”라고 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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