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권자 10명 중 7명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11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차 대선 TV토론 이후 불거진 '후보사퇴론'이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후보 첫 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2024.06.27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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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각) 미국 CBS방송이 유고브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72%를 기록했다.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은 28%였다. 이는 지난 2월 같은 기관 조사 결과 출마 반대 응답이 63%였던 것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멈춰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 중 86%는 그 이유를 '고령' 때문으로 꼽았다. 공직 수행 효율성에 대한 우려와 선거 운동 능력에 대한 우려도 뒤를 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는 정신 건강, 인지력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72%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지난 6월 같은 기관 조사 결과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65%, '그렇다'는 응답이 35%를 차지한 것과 대비된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으로 일할 수 있는 정신 건강, 인지력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같은 질문에 50%가 '그렇다', 49%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여전히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출마해야 한다'는 응답에 54%가 그렇다고 해 '물러나야 한다'(46%)보다 많았다. 다만 지난 2월 각각 64%, 36%였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29일 전국 유권자 113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 오차범위는 ±4.2%p다.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4 미국 대선 첫 번째 TV 토론회 생방송 화면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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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열린 1차 2024 대선 토론회에서 쉰 목소리로 말을 더듬는 등 태도를 보이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81세로, 그동안 최대 약점으로 거론됐던 '고령 리스크'를 더 키우게 됐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친민주당 성향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조국에 봉사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경선에서 물러나야 한다' 제목의 사설을 게재하고 "바이든 대통령이 현재 공익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봉사는 재선 도전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29일 뉴욕주 이스트햄프턴에서 열린 선거 모금행사에서 "토론에 대한 우려를 이해한다"며 "나는 좋은 밤을 보내진 못했지만 그건 트럼프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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