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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만년 적자' SK온, 비상경영 공식화…'SK온 구하기' 합병·매각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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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레벨 전원 거취 맡기고 일부 직급 폐지…올해 흑자 실패 땐 연봉 동결 '배수진'

SK그룹, 통폐합 등 복수 시나리오 동시 실행할 듯…'E&S-이노' 연내 합병 유력

뉴스1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 /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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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박종홍 기자 = '만년 적자' SK온이 비상 경영을 공식 선언했다. SK그룹의 총체적 사업 리밸런싱을 논의한 경영전략회의(6월 28~29일) 종료 이틀 만이다. SK온 수뇌부(C레벨) 전원이 거취를 이사회에 맡기고 배수진을 친 가운데, SK온의 투자재원 마련을 위한 계열사 매각·합병 시나리오도 구체회될 전망이다.

SK온은 1일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10분기 연속 적자를 거듭한 SK온이 비상 경영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최고경영자(CEO), 최고생산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레벨 전원의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하고,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등 일부 C레벨직을 폐지했다.

성과가 미흡한 임원급은 연중이라도 수시 보임한다. 최근 성민석 SK온 CCO가 영입 10개월 만에 보직 해임된 것이 대표적이다. SK온은 지난해 8월 완성차 제조사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업계 전문가인 성 전 CCO를 영입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자 경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올해 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엔 내년도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SK온 임원급은 매년 적자에도 연봉 인상과 상여금을 받아왔다. 지난해 기준 상여금은 적게는 3900만 원에서 많게는 7억 원이 넘었다. 올해를 사업의 명운이 달린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수뇌부 전원이 직책과 임금을 건 셈이다.

이석희 대표는 이날 전체 구성원에 보낸 메시지에서 "경영층을 포함한 구성원 모두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 성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며 "우리 모두 '자강불식'(自强不息, 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음)의 정신으로 패기 있게 최선을 다한다면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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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오프닝 스피치를 하는 모습. (SK그룹 제공) 2024.6.3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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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이 허리를 졸라매고 고강도 자구안을 내놓으면서, 이른바 'SK 구하기'를 위한 그룹 차원의 움직임도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SK온은 올해 1분기에도 3000억 원대 적자로 재무구조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인 만큼, 투자자금 확보를 위한 계열사 간 통폐합 및 매각 절차가 복수로 실행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SK온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 합병은 기정사실화 한 분위기다. 도시가스판매업을 영위하는 SK E&S는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과 업무 연관성이 큰 데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3327억 원을 낸 '알짜 회사'인 만큼 SK온 투자재원 마련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업계에선 양사 합병이 올해 11월 성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SK엔무브 합병',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지분 매각' 등 시나리오도 병행될 가능성이 높다. SK이노베이션의 부채는 SK온 출범 전인 23조 396억 원에서 2023년 말 50조 7592억 원으로 급증한 만큼, 단일 해법으론 리스크를 털기 어렵다는 시각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복수의 시나리오를 한꺼번에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그룹 계열사 CEO들이 모였던 경영전략회의에서는 관련 논의가 심도 있게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SK그룹 관계자들은 "SK온이 추진해 온 자구안(운영 개선·OI)이 경영전략회의에 보고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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