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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별장서 가족회의…“계속 싸우자” 대선 완주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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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가 가스라이팅” 민주당 분열 조짐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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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일가가 가족회의를 갖고 대선 도전을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같은 달 27일 첫 대선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참패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일제히 ‘후보 교체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TV토론 참패 책임을 두고 바이든 대통령 가족과 참모진, 상하원 선거를 앞둔 민주당 인사들 사이의 분열 조짐도 감지돼 후보 교체론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후보 교체론 적극 진화 나선 바이든

NYT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 가족들이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 모여 형편없는 평가를 받은 TV토론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대선 레이스에 남아 계속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TV토론 뒤 노스캐롤라이나주 유세와 뉴욕과 뉴저지주에서의 기금 모금행사에 참석한 뒤 29일부터 가족들과 함게 캠프데이비드에 머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출마와 재선 도전 등 중요 정치적 결정을 할 때마다 가족회의를 거쳤던 만큼 일각에선 대선 후보 자진 사퇴 요구와 관련한 중대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가족회의에서 마약과 뇌물 스캔들로 논란을 일으킨 차남 헌터 바이든이 바이든 대통령 사퇴를 강하게 반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손주들도 소셜미디어에서 인플루언서와 인터뷰를 갖는 등 선거운동 전면에 나서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족회의 후 자신과 함께 델라웨어주 상원의원을 지낸 테드 코프먼 전 의원, 론 클레인 전 백악관 비서실장 등 핵심 측근들에게 전화를 걸어 후보 사퇴 거부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NYT에 “바이든 대통령이 끝까지 버틸 확률이 80~90%”라고 전했다.

민주당 리더그룹도 일제히 바이든 대통령을 엄호하고 나섰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참패에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좌절은 바이든 대통령 컴백을 위한 준비에 불과하다”고 했다. 민주당 내 하원 흑인 의원들의 지도자 격인 짐 클라이번 원내부대표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자진 사퇴를 직언해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다.

● 계속되는 파장, 분열 감지되는 바이든호(號)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 거부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있지만 미 CBS방송이 같은 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72%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원과 하원 선거 판도가 흔들려 공화당이 압승을 거두는 이른바 ‘레드 웨이브(Red Wave)’ 우려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후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면 후보 교체론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 대선 캠프와 민주당내 분열 조짐도 감지된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 가족들이 TV토론을 준비해 온 클레인 전 비서실장, 로버트 바워 변호사, 어니타 던 백악관 선임고문 등에게 핵심 참모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당에서는 오히려 바이든 캠프 측에 불만을 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당내 우려를 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한 콘퍼런스콜에 참여한 한 인사는 “(캠프 측이) 장밋빛 평가만 일방적으로 제시하며 (당을) ‘가스라이팅(정신적으로 조정하는 것)’ 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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