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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코스포와 함께하는 스타트업 생존방정식] 모비에이션 | 국내 최초 플랫폼 기반 에어 모빌리티 서비스 ‘본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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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인천 단 20분, 해외진출도 가시권”
지난 6월 10일 서울 잠실 선착장에 헬리콥터 한 대가 착륙했다. ‘본에어(VONAER)’란 로고가 선명한 이 헬기의 본래 목적지는 인천공항. 국내 첫 에어 모빌리티 서비스의 론칭에 앞서 잠실에서 양재(만남의광장) 구간의 시승 행사가 진행된 이날, 신민 모비에이션 대표는 “서울 강남에서 인천공항까지 단 20분이면 도착하는 헬기 이동 서비스가 시작된다”며 “빠른 이동과 특별한 경험을 갖고자하는 고객들을 위해 안전하고 편리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6월 19일 운행을 시작한 본에어 서비스는 현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예약을 받고 있다. 1인당 편도 요금은 44만원.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의 본에어 라운지에서 탑승수속을 마친 후 셔틀버스로 인근 잠실 헬기장으로 이동하면 헬기에 오르는 시스템이다.

신 대표와의 인터뷰는 시승행사 일주일 전 본에어 라운지에서 진행됐다. 그는 “법적 요건만 갖춰진다면 2년 후 국내에도 전동수직이착륙기(eVTOL)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빠르면 그즈음 해외진출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신민 모비에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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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is
코넬대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모건스탠리 뉴욕 본사에서 근무한 정통 금융맨이다. 미국 블레이드 에어 모빌리티의 에어택시(헬기) 서비스를 이용하곤 한국에 도입하기 위해 2019년부터 사업 계획을 짰다. 2021년 11월 모비에이션을 설립하고 지난 6월 10일, 헬기를 활용한 도심 교통 서비스 ‘본에어’를 론칭했다.

편도요금 44만원, 비즈니스맨 타깃
Q 잠실에서 인천공항까지 그동안 헬기 운항이 없었던 건가요.

A 저희처럼 플랫폼을 기반으로 예약이나 취소가 가능한 정규 노선이 운영된 적은 없습니다. 예약시스템이 갖춰진 국내 첫 서비스죠. 본에어(VONAER)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이용할 수 있습니다.

Q 모비에이션의 서비스 영역이 궁금합니다.

A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본(VON)루틴’은 도심에서 공항까지 운항되는 모빌리티 서비스예요. 현재 진행 중인 잠실 헬기장에서 인천공항을 오가는 셔틀 서비스를 시작으로 강남에서 김포공항, 여의도에서 인천공항 등 새로운 노선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본투어’는 한국을 찾은 관광객이나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은 분들을 위한 서비스예요. 관악산 코스, 한강 코스, 북한산 코스등 서울 풍경을 체험할 수 있는 헬기 투어죠. ‘본프라이빗’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를 정해 헬기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헬리콥터를 통째로 빌리는 서비스예요.

Q 현재 운행 중인 헬기 규모는 어떻게 됩니까.

A 저희는 플랫폼이기 때문이 직접 소유한 헬기는 없습니다. 파트너사를 통해 확보하고 있는데, 초기에는 중형 1대, 소형 1대, 이렇게 2대로 운행할 예정입니다. 수요에 따라 규모는 유동적일 거고요.

Q 헬기 승객의 입장에선 기종도 민감한 관심사인데.

A 소형기는 미국과 일본에서 관광용으로 많이 쓰이는 R44란 기종입니다. 아직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당장 상용화할 순 없는 상황이에요. 주력 모델은 미국의 시코르스키사가 제작한 S-76C++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내 주요 그룹사 회장님들이 이용하는 헬기죠.

Q 소형기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A 국내법을 보면 모든 비행기는 계기 비행 장치를 달아야 한다는 문구가 있어요. 그리고 그 뒤에 괄호를 만들어 헬리콥터는 제외한다고 돼 있죠. 국내에선 헬기를 운항할 때 대부분 시계 비행을 합니다. 그런데 저희의 경우 괄호 안의 문구가 빠졌어요. R44에는 그 장치가 없거든요. 비행을 준비했다가 갑자기 통보를 받아서 현재 R44는 운항이 중단된 상태예요. 저희 입장에선 불합리한 부분이라 시정을 요청하고 풀어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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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에 전동수직이착륙기(eVTOL)로 넘어가며 도심항공교통(UAM)시대가 오면 가격이 뚝 떨어질 거라고 예상합니다. 그 시대가 오면 일반인들도 택시 타는 수준으로 eVTOL을 이용할 수 있을 겁니다.
Q 중형기는 잠실 선착장에서 인천공항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는데, 예약만 하면 이용할 수 있는 겁니까.

A 예를 들어 예약 승객이 1명일 땐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스케줄을 열어놓고 있어요. 3명이 타야 손익분기점이 맞는다면 3명 모두 탑승 예약이 돼야 확정되는 구조죠.

Q 고정고객 확보가 관건일 것 같은데요.

A 비즈니스맨 외에 국내 호텔, 카지노 등과 오랫동안 논의를 진행했어요. VIP를 위한 리무진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Q 탑승 과정은 어떻게 진행됩니까.

A 앱을 통해 예약하면 QR 티켓이 생성됩니다. 잠실 선착장에서 QR을 통한 신분 확인을 거친 후 안전 영상을 시청하면 팔찌로 된 티켓이 발급되는데요. 이후 헬기에 올라 20분 후 인천공항 헬리포트에 도착하면 저희 차량으로 터미널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헬리포트에서 공항 터미널까지 약 5분 정도 소요되니 잠실 선착장에서 출발해 총 25분이 걸리는 셈이죠. 일반 비행기와 달리 헬리콥터는 출발시간 10분 전에 도착해도 탑승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다만 여유로운 탑승을 위해 30분 전 도착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Q 지난해 11월 서비스 론칭 소식이 전해졌을 땐 소음이나 공역 문제 등이 지적됐는데요.

A 헬리콥터 자체가 소음을 아예 없애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선 한강이나 고속도로 등 거주지가 아닌 곳으로 비행하려고 합니다. 비행금지 공역도 마찬가지고요.

Q 1인당 편도요금이 44만원인데요. 고객군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것 같습니다.

A 법인카드로 비즈니스 출장에 나서는 직장인이 주 타깃이에요. 궁극적으로는 에어모빌리티의 대중화를 이끌어가는 게 목표죠. 가격이 결코 싸진 않은데, 하늘길에 대한 손익분기점을 고려했습니다. 사실 잠실에서 인천공항까지 직선으로 운항한다면 요금이 훨씬 저렴해질 수도 있는데, 중간에 막혀 있는 공역을 돌아가다 보니 좀 더 올랐습니다. 추후에 전동수직이착륙기(eVTOL)로 넘어가며 도심항공교통(UAM)시대가 오면 가격이 뚝 떨어질 거라고 예상합니다. 그 시대가 오면 일반인들도 택시 타는 수준으로 eVTOL을 이용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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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서 여의도나 강남에서의 출발도 거론하셨는데.

A 오늘도 헬기 착륙장을 확보하려고 여의도에 다녀왔는데, 예를 들어 여의도에서 인천공항으로 이동한다면 요금이 30만원 미만으로도 가능해집니다. 우선은 시범사업으로 진행해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법안 갖춰지면 2년 내 UAM시대
Q 현재 모비에이션은 헬리콥터 운항사가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데요. 직접 헬기를 운항하는 게 현재로선 편리한 것 아닙니까.

A 모비에이션은 전국 단위 헬리콥터 운항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요. 직접 운항사가 된다면 경쟁사가 되는 것인데, 플랫폼으로 협력하면 활용 범위가 훨씬 넓어집니다. 이건 UAM시대에도 그대로 유지될 겁니다. 현재 국내에는 14곳의 헬기 운항사가 있는데, 아직 승객 운송 자격증이 없는 상황이에요. 촬영이나 소방, 닥터헬기 등 특수 목적으로 운항 중이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공유하고 자격증 취득도 독려하면서 설득하고 있습니다.

Q UAM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플랫폼의 전략은 어떨지 궁금한데요.

A 헬리콥터를 내연기관차로 본다면 eVTOL은 전기차죠. 초기에 eVTOL의 가격이 높겠지만 대량생산이 진행되면 헬리콥터 가격의 10분의 1 정도가 될 거고 저희가 서비스하는 요금도 뚝 떨어지게 됩니다. 현재 30만~40만원대에서 10만원 이하로 내려올 수도 있는 것이죠. 반면 시장 규모도 껑충 성장할 겁니다. 저희에겐 너무 좋은 사인이에요.

Q eVTOL로 전환되는 시점을 예상한다면.

A 전환보단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처럼 헬기와 공존할 겁니다. 국내 인증을 받고 관련 법안이 갖춰진다면 앞으로 2년 안에 eVTOL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요. 전 세계적으로 최대 2000조원의 시장이 예상되는데, 국내 시장이 5~10%만 차지해도 충분히 큰 시장인 셈이죠. 먼 미래이긴 하지만 업계에선 eVTOL이 자동차 시장을 앞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도 20년 후에는 그렇게 될 거라는 데 동의합니다.

한국판 블레이드 에어 모빌리티, 꿈 아냐
Q 그런 이유에서인지 투자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지난해 프리A 투자에 성공했습니다.

A 초기 자금은 저와 공동창업자인 임성의 유아이헬리콥터 대표가 투자했고, 지난해 미국 실리콘밸리의 글로벌 벤처캐피털 500글로벌로부터 처음 투자를 받았습니다.

Q 해외 진출이 기대되는데요.

A 국내뿐 아니라 인근 국가로 진출하는 게 목표 중 하나죠. 항공사가 아니라 플랫폼을 지향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운항사 자격증을 따는 건 세계 어느 나라든 굉장히 까다롭거든요. 현재 일본과 동남아시아 항공사들과 논의 중이고, 빠르면 내후년에 해외 진출에 나설 것 같습니다.

Q 혹시 롤모델이 있다면.

A 미국에 ‘블레이드 에어 모빌리티’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나스닥 상장사죠. 뉴욕에서 생활할 때 서비스를 경험했는데, 굉장히 편리하고 합리적이었어요. 롤모델이지만 본에어는 분명 이 서비스를 뛰어넘는 플랫폼이 될 겁니다.

[안재형 기자 ·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6호 (2024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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