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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중국 증시 들어갈 때?…이커머스·AI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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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경기 부양책 호재로


그동안 철저히 투자자에게 외면받던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고조된다.

팬데믹 후 중국 증시는 횡보하는 흐름을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유의미한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자 증권가가 다시 중국을 주목한다.

그동안 중국 증시 발목을 잡은 부동산 시장 부양책을 중국 정부가 내놓으며 하반기부터는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지속되는 미중 갈등은 중국 투자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 대중국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

매경이코노미

하이종합지수 3500 가능성

핀둬둬·트립닷컴·폭스콘 ‘굿’

중국 정부는 올해 3월 열린 양회를 기점으로 각종 경기 부양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부양책은 크게 3가지다. 부동산, 증시, 인프라 투자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낮은 배수(멀티플)를 적용받는 주가가 부각되며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탔다. 연초 2700선까지 밀린 상하이종합지수는 4월 이후 꾸준히 3000포인트 안팎에서 움직인다.

국내 상장한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치솟았다. 6월 26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중국소비테마’는 3월 말 이후 수익률이 24%에 달한다.

정책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하반기에는 중국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하반기 상하이종합지수가 35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경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중화권 증시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며 “하반기 수출·부동산 전망을 감안할 때, 추세 하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상하이종합지수는 3560포인트까지 올라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6월 25일 종가(2950포인트)와 비교해 약 21% 높은 수준이다.

특히 전자상거래와 여행 플랫폼을 주목하라고 추천하는 이가 다수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중국 증시 추천 종목으로 테무 모기업인 핀둬둬를 꼽았다. 핀둬둬는 테무를 통한 해외 시장 확장에 적극 나서면서 분기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0%를 웃도는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는다. 실제 핀둬둬는 지난 1분기 매출 868억위안(약 16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1% 급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275%, 246% 증가했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OTA) 트립닷컴에 대한 호평도 쏟아진다.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이 트립닷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팬데믹 후 위축됐던 중국 여행 시장이 다시 회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키움증권은 올해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2019년의 8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본다.

트립닷컴 해외 사업도 아시아를 중심으로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수익성 역시 양호한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비슷한 이유로 메리츠증권은 중국의 또 다른 OTA인 씨트립을 추천했다.

글로벌 최대 서버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폭스콘산업인터넷도 전문가 추천을 받았다. 폭스콘산업인터넷은 글로벌 최대 전자제품위탁생산(EMS) 업체인 폭스콘의 자회사다. 2023~2028년 인공지능(AI) 생성 콘텐츠(AIGC) 관련 연평균 매출 성장률 50%를 목표로 할 만큼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북미 클라우드 업체를 핵심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의 서버 수주에서 폭스콘산업인터넷의 점유율은 각각 30%, 50%에 달한다.

레노버와 통푸마이크로 역시 AI 확대로 인한 수혜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레노버는 엔비디아의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모듈을 독점적으로 조립하는 핵심 협력사다. 글로벌 1위 개인용 컴퓨터(PC) 제조사로, 올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AI PC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AI PC 확대로 인한 PC 수요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의 동반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통푸마이크로도 AI PC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보유했다는 평가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통푸마이크로는 AMD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고성능컴퓨팅(HPC) 매출 비중이 67%에 달한다.

그 외 경쟁력을 갖춘 국유 기업을 주목하라는 의견도 귀 기울여 들어볼 만하다. 중국 최대 금광 업체 자금광업이 대표적이다. NH투자증권은 중국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가 예상된다며 하반기 중국 유망 종목으로 자금광업을 추천했다. 에너지 전환과 AI 관련 수요 증가로 중장기 구리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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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전후 변동성 우려

부동산 업종 투자는 ‘아직’

하반기 중국 증시 반등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지만, 완전한 부활을 기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아직까지 여러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우려하는 부분은 중국과 미국의 관계다. 미국 중심의 동맹 관계가 형성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여러 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른 미중 격차 확대는 중국 증시에 절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11월 전후로 중국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선 전후로 미국의 대중 규제 논의가 재차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 규제 압박이 확대될 경우, 투자에 주의해야 하는 분야로는 헬스케어가 꼽힌다.

미국 의회가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생물보안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의회가 선정한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법안으로, 해당 법안에 중국 기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6월 개최된 하원 규칙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이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미국이 대중 규제를 강화할 경우 언제든 중국 바이오 기업이 포함될 여지가 있다.

중국 부동산 업종 투자도 아직은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중국 부동산 산업 내 구조조정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정부 부동산 부양책이 발표되면서 관련 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 부양책에도 향후 부동산 수요 부진이 더욱 심각해진다면, 시스템 붕괴로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는 7월 개최될 예정인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3중전회에서 중국 정부의 중장기 전략과 정책 방향성이 발표될 예정이다. 만약 시장이 예상한 예산 규모에 미치지 못할 경우, 투자자 실망감이 증시 변동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경기 회복이 더딘 만큼, 기업 실적도 기대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에 단기보다는 장기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각 업종 대표 종목 위주로 투자를 점차 확대하라는 조언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증시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다른 선진국 지수 대비 저평가된 매력도 부각된다. 중국 증시에 관심을 가질 만한 시점이다. 다만 경기 개선에 대한 의구심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투자자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각 업종의 대표 기업을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진단이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6호 (2024.07.03~2024.07.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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