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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전기차 둔화에도…현대차 신고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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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주가 40만원 등장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현대차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연초 정부의 증시 부양책인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주가가 한 차례 급등한 데 이어, 최근 인도 기업공개(IPO) 계획을 밝히며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자 2차 랠리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증권가는 대체로 하반기까지 현대차 주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매경이코노미

현대차 주가가 고공 행진하고 있다. 연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이어 최근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소식이 전해지며 주가가 급등했다. (매경DB)


인도 IPO가 띄운 주가

주주환원 강화 전망

현대차 주가는 올 들어 두 차례 랠리 그래프를 그렸다.

1차 급등 시기는 지난 1월 말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띄운 직후다. 1월 말 19만원대에 거래되던 현대차 주가는 2월 초 단숨에 25만원을 돌파했다. 이어 꾸준히 20만원 중반대에서 거래되던 주가는 최근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았다. 지난 6월 17일 현대차의 인도 현지법인인 현대차인도가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IPO 관련 예비서류(DRHR)를 제출했다고 공시한 게 기폭제가 됐다. 공시 다음 날인 6월 18일 현대차는 28만3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후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6월 27일 종가 29만8000원으로 30만원 선 돌파를 목전에 뒀다.

인도 IPO를 통해 현대차는 어떤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증권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인도법인 구주 매출을 통해 약 4조원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확보한 현금을 통해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인도 시장에서 투자를 확대하거나 주주 가치 제고에 힘쓴다면 이는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윤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자동차 시장점유율 2위를 공고히 지키고 있다”며 “현지 상위권 경쟁사가 부여받는 주가수익비율(PER) 20~30배를 적용받는 데 무리가 없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증시에서 물적분할 후 중복 상장하는 사례와는 완전히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며 “현대차 본사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 주가 강세가 오직 인도 IPO 호재 때문만은 아니다.

2분기 들어 증권가는 올해 현대차 실적 눈높이를 높여 잡고 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현대차가 올해 매출 169조원, 영업이익 15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3월 전망치와 비교해 매출은 1%, 영업이익은 4% 높아졌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실적 전망치가 내려가는 흐름과 상반된다. 고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정체되는 흐름에서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차에 강점을 갖고 있어 상대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는 진단이다.

외부 환경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달러당 원화 가치가 1분기보다 2분기에 오히려 내려가며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졌고,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원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속된 원화 약세와 해외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2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는 중”이라며 “이런 내용 모두 일시적이지 않고 구조적인 만큼, 하반기까지 실적이 괜찮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본다. 현대차는 올 3분기 중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자사주 매입·소각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23% 수준 주주환원율을 30%대로 높인다는 것이 전문가 전망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는 향후 2~3개월 내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실적에 근거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함께 호조세인 올해 실적에 근거한 내년 주주환원 정책 확대는 향후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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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PER 매력적인 구간

선거·환율·금리 주목해야

현대차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루지만, 투자자가 주의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대다수 전문가는 환율과 금리 변화 추이를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올해 11월 열릴 미국 대통령 선거를 비롯해 각국의 선거 결과도 중요한 포인트다. 선거 결과에 따라 거시경제 환경과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은 현 수준이 유지된다면 현대차에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2분기에는 1분기 대비 달러당 원화 가치가 내려가며 수출 기업인 현대차에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졌다. 달러당 원화 가치가 재차 높아지면 현대차에 다소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지만, 현 수준 유지만으로도 그다지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시중금리는 내려갈수록 현대차에 유리하다. 자동차 구매자 대부분은 일시불이 아닌 할부로 결제한다. 고금리 환경에서는 매달 지불해야 하는 할부 금리 때문에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금리가 낮아지면 구매자 부담이 낮아져 자동차 판매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각국 선거는 정책을 바꿀 수 있는 이슈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정책이 바뀔 수 있어서다. 선거 결과에 따른 정책 변화가 자동차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테슬라와 중국 제조사의 글로벌 확장도 현대차 입장에서 껄끄러운 대목이다. 테슬라는 오는 8월 로보택시를 발표해 위축된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그림을 그린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도 진화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시도 중이다. 만약 테슬라가 내놓는 로보택시가 시장 기대치를 웃돌아 다시 업계 혁신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중국 BYD의 국내 진출 등이 유의미한 성과를 기록할 경우 두 회사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현대차를 매수해볼 만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현재 현대차 PER이 과거 호황기와 비교해 현저히 낮다. 6월 26일 기준 현대차 PER은 6.3배로 호황기였던 2009~2012년 평균 PER 9.9배에 한참 못 미친다. 향후 PER 8배까지는 부담 없는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글로벌 업체와 비교해도 현재 현대차 PER은 결코 높지 않은 수준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6월 25일 기준 테슬라(64배), BYD(17배), 토요타(9배), 혼다(7배) 등이 모두 현대차 PER을 웃돈다.

이에 증권가는 현대차 주가 상승 여력이 아직까지 충분하다고 분석한다. 6월 27일 기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제시하는 현대차 목표주가는 평균 32만8636원이다. 삼성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40만원을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34% 정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본 셈이다.

“현시점에서 현대차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해도 된다고 판단한다. 올해뿐 아니라 지난 3년 치 평균 PER을 고려해도 명백한 저평가 상태라고 본다. 내년 기준금리가 내려간다면 현재 적용받는 할인율도 정상화될 수 있다. 일부 호재가 이미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은 높은 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분석이다.

[문지민 기자 moon.jimi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6호 (2024.07.03~2024.07.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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