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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원희룡 등 '반한' 후보, '배신의 정치' 총공세…한동훈 '팬덤'으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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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윤상현(아랫줄 왼쪽부터)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4.06.24.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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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원희룡·윤상현 등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이 한동훈 후보를 향해 일제히 '배신의 정치'라며 공세를 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후보 간 사이가 멀어진 것을 계기로 배신자 프레임을 앞세워 보수 진영의 '탄핵 트라우마'를 자극 , 이른바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한동훈 대세론을 깨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 후보는 "진짜 배신은 정권을 잃는 것" "공포마케팅은 있는 지지자도 쫓아내는 뺄셈의 정치"라고 맞받았다. 상대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 대신 본인 지지세 결집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 후보는 전날 본인의 SNS(소셜미디어)에 "한 후보는 당 대표와 대선 후보 자리를 단숨에 거머쥐려 하고 있다. 그것을 위해 지금까지 자신을 아끼고 키워준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도 불사하겠다고 한다"며 "탄핵의 징검다리가 될 특검도 먼저 발의하겠다고 한다. 참으로 나쁜 정치"라고 적었다.

또 원 후보는 전날 SNS에 올린 다른 글에서 '배신하지 않을 대상은 국민뿐'이라는 한동훈 후보의 주장에 "뒤집어 말하면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배신, 당에 대한 배신은 별거 아니라는 것으로 들린다"고 했다.

나 후보도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안보의 새로운 비전-핵무장 3대 원칙' 세미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 신뢰 관계가 파탄났다고 보는 눈이 많았기 때문에 우려를 표시하는 것"이라며 "당 대표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대통령과 신뢰 관계"라고 말했다.

나 후보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새롭게 수정 제의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처럼 (한 후보가) 말하니 돌아오는 것이 바로 한동훈 특검법 통과시키겠다고 더불어민주당이 하는 것"이라며 "아직 정치적으로 한 후보에게 당을 맡기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했다.

또 나 후보는 전날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4·10 총선) 공천 과정에서 여당에 있을 수 없는 일이 있었다. 그것을 배신이라고 본다"고 했다. 지난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이끈 한 후보를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도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정책 간담회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캠프에서 한 후보를 향한 배신의 정치라는 평가에 대해 공한증이라고 반박했다'는 질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당 대표는) 국민과의 신뢰도 있어야 하고 당하고 신뢰도 있어야 하고 대통령과 신뢰도 있어야 한다. 신뢰가 없으면 바로 설 수 없다"며 "어떤 의도적 차별화로 가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우려를 전하고 있는 게 당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가 배신이란 키워드로 한 후보에 대한 공세에 나선 것은 보수 지지층의 탄핵 트라우마를 자극해 '한동훈 대세론'을 깨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 비중이 80%이고 당원 중 강성 지지층에 속하는 영남권 비중이 높은 것을 고려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2월 전당대회 실시를 위해 선거인단 명부를 확정한 결과를 보면 17개 시도 중 영남권이 39.7%(부산 6.2%, 대구 6.7%, 경북 14.3%, 경남 9.2%)를 차지했다. 서울은 14.8%, 경기는 18.7%다.

배신의 정치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유승민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향해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라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이후 당정갈등을 겪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배신자 프레임은 보수 지지층의 트라우마가 됐다. 배신자 프레임의 대상이 된 유 전 의원은 이후 당내 경선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한 후보는 세 후보들의 공세에 대해 "진짜 배신은 정권을 잃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한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짜 배신은 정권을 잃는 것, 지는 것이다. 정권을 잃지 않고 승리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 후보는 전날 자신의 SNS에 "우리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떠났던 지지자들을 다시 모셔 오는 축제의 장이어야 하는데 일부 후보들은 '공포 마케팅'에 여념이 없다. 그런 공포 마케팅은 구태이자 가스라이팅이고 확장은커녕 있던 지지자들도 쫓아내는 뺄셈과 자해의 정치"라고 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보다는 당의 승리를 강조해 지지세 결집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한 후보는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원 후보는 2018년 무소속으로 탈당한 상태에서 제주지사에 나왔다. 그때 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며 "원 후보처럼 탈당하고 입당하고 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배신 프레임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반응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후보의 지지층은 사실 윤 대통령의 지지층과 겹치는 측면이 있다"며 "배신 프레임이 효과가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후보는 당내에 큰 팬덤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라며 "(배신 프레임이) 대세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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