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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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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은 방통위 마비 위한 정치적 목적"…김홍일 방통위원장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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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취임 6개월 만…후임에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2인 체제지만 법과 양심 따라 적법하게 심의·의결했다"
국회 탄핵 표결 전 사퇴…이동관 전 위원장과 동일 수순

머니투데이

(과천=뉴스1) 이재명 기자 =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이 2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7.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과천=뉴스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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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2일 자진 사퇴했다. 취임 6개월 만이다. 야당 주도로 발의된 탄핵안이 오는 4일까지 처리될 예정인데, 그전에 스스로 물러났다. 탄핵소추안이 처리되면 헌법재판소 판단까지 위원장 직무가 정지되고 차기 위원장 선임 절차로 진행할 수 없게 되는데, 이를 막기 위한 것이다. 전임자인 이동관 전 방통위 위원장과 동일한 수순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해 면직안을 재가했다. 후임은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일 전망이다. 사퇴한 김 위원장은 이날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곧바로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향해 오전 11시 퇴임식을 치렀다.

김 위원장은 퇴임사에서 "야당의 탄핵소추 시도는 헌법재판소의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구하려는 것보다는 저에 대한 직무정지를 통해 방통위 운영을 마비시키고자 하는 정치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위원장 사퇴는) 거대 야당의 탄핵 소추라는 작금의 사태로 인해 국민의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송통신미디어 정책이 장기간 멈춰서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막을 유일한 방법이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불가피하게 2인 체제 위원회를 통해 정책을 논의하고 의사를 결정했으나, 위원회를 통해 이뤄진 안건은 저와 부위원장이 법과 양심에 따라 적법하게 심의 의결했다"며 "위원회의 심의 의결과 관련해 최근 일부 정치권의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의견 개진은 그 정도를 넘어서고 있으니 자제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국회가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 소추를 두 번이나 추진하고, 위원장이 사퇴하는 작금의 현실이 정말 불행하고 안타깝다"며 "이번 저의 물러남이 반복되는 혼란과 불행의 마지막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그는 "한동안 세찬 비바람이 몰아칠 것이지만, 사필귀정이라는 말처럼 우리 위원회와 사무처 직원들이 현재의 어려움을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과 기회를 찾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마무리했다.

김 위원장 탄핵과 사퇴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둘러싼 여야 갈등으로 촉발됐다. 방통위는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추천 위원을 선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약 10개월간 대통령 추천 2인만으로 운영됐다. 그 사이 YTN 매각·KBS 사장 교체 등이 의결됐다. 야당은 5인(여권 인사 3인·야권 인사 2인)으로 운영돼야 하는 합의체 기구의 취지를 훼손했다며 방통위 2인 체제 결정이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

여야 갈등은 오는 8월로 만료되는 MBC 최대 주주 방송문화진흥원(방문진) 등 공영방송 이사 선임이 다가오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지난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방문진 이사 선임을 2인 체제에서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야당은 지난달 27일 탄핵 카드를 꺼내 들었다. YTN 매각과 종편 재연장 문제 등으로 이동관 전 위원장을 탄핵했던 때와 동일한 양상이다.

김 위원장은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바로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긴급히 방문진 이사 공모를 시작했다. 방문진 이사 교체는 공모·인사검증·선임 세 단계로 진행되는데 이 중 공모 개시와 선임에 방통위 전체회의 의결이 필요하다. 새 방통위원장 후보자 지명·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치는 사이 공모 절차와 인사검증을 끝내고 선임 의결하면 된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한편 퇴임사를 마친 김 위원장은 방통위 직원 한 명 한 명과 악수로 작별인사를 나눴다. 10분여의 퇴임식을 끝낸 김 위원장은 약 10분간 위원장실에 머문 뒤 곧바로 방통위를 떠났다. 차기 위원장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나 소회 등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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