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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유치원 친구' 결혼 50년 네덜란드 부부…한날한시 '안락사'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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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얀 파버(70)와 엘스 반 레닝겐(71) 부부는 지난달 3일 가족들에 둘러싸여 동시에 독극물 주사를 맞고 숨을 거뒀다./사진=X(엑스, 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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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의 한 70대 노부부가 최근 안락사에 사용되는 독극물 주사를 맞고 함께 세상을 떠났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얀 파버(70)와 엘스 반 레닝겐(71) 부부는 지난달 3일 가족들에 둘러싸여 동시에 독극물 주사를 맞고 숨을 거뒀다.

유치원에서 처음 만난 부부는 결혼 후 약 50년을 함께 살았다. 부부의 공통 관심사는 '바다'로, 두 사람은 화물선을 구매해 화물 운송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며 부부는 신체적·정신적 한계에 마주했다.

10년 넘게 무거운 화물을 옮겨가며 일한 탓에 얀의 허리 통증은 점점 심해져 일을 그만둬야 할 수준에 이르렀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한 엘스는 2018년 은퇴하면서 치매 초기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4년 후엔 공식적으로 치매 진단받으면서 문장 구사력도 점점 소실됐다.

이후 부부는 안락사 전문 기관에 방문해 안락사를 결정했다. 얀은 "나는 내 인생을 살아왔고 더 이상 고통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살아온 인생은 이런 이유로 늙어가고 있다. 이를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생전 BBC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얀과 엘스는 안락사를 행하기 전 가족과 함께 하루를 보냈다. 죽기 2시간 전에는 함께 추억을 공유하고 음악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부의 아들은 "그 후 의사들이 들어왔고 모든 일이 빠르게 진행됐다"며 "의료진이 시술하자 그 후로 단 몇 분 만에 모든 일이 진행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02년 유럽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했다. 지난해엔 네덜란드에서 안락사로 사망한 사람만 9068명으로 2022년보다 348명 증가한 수치였다. 해가 갈수록 함께 안락사에 이르는 커플도 늘어나고 있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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