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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조선 제일검이라 지지받는 것 아냐…국민이 원하는 이야기 대신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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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권주자 인터뷰 한동훈
집중포화, 서운하지는 않아
누가 대표되든 당회복 우선
맥락·철학없는 공격 아쉬워

팩트로 싸우며 협치 가능해
포용하는 유연한 정치할 것

총선 패배는 100% 내 책임
문제점 잘알고 바꿀수 있어


매일경제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일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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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패하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났다. 해외 유학부터 시민운동까지 여러가지 전망이 나왔지만 한 전 위원장의 선택은 ‘조기 복귀’였다. 차기 대선에 나서려면 검사에서 정치인으로 완전한 변신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맞아떨어졌다. 이번 싸움은 총선과 사뭇 다르다. 그가 링에 오르자 나경원·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등 같은 당의 베테랑 정치인들이 공격에 나섰다. 3대1 구도다.

2일 서울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전 위원장은 “(당대표 선거)상대와 서운한 감정을 만들 생각은 없다”면서도 “나를 공격할 때 맥락과 철학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당정관계 쇄신과 관련해서는 “배신을 키워드로 공포 마케팅을 하면서 어떻게 수평적 당정관계를 만들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거대 야당과 협치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협치란 내가 강할 때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면서도 한편으로 “유연하고 포용적인 정치를 할 자신이 있다”고 답했다.

매일경제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지난 1일 충무로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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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 대표가 되기로 결심했나.

▶우리는 심판 받았다. 그리고 국민은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 모드를 거두지 않고 있다. 그래서 급하게 나왔다. 우리는 민심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민심이 싫어하는 것은 하지 말고, 민심이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 채상병 특검법 등 현안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는 등 뭔가 다른 국면을 국민에게 보여드리고자 한다.

―본인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굉장히 어려운 선거를 가장 뜨거울 때 가장 절실히 가까이서 봤다. 그러다 보니 부족한 점이 보였다. 각론에서 나만큼 당을 잘 아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절실히 현재 당의 문제점을 바꾸고 싶은 변화의 의지가 있다. 그래서 다시 나온 것이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이 잘못된 전략이었다는 비판이 있는데.

▶정치적 책임을 조금이라도 부인할 생각은 없다. 100% 내 책임이다. 다만 나는 비대위원장 부임과 함께 ‘운동권 심판론’으로 대응했고, 다양한 격차 해소 정책을 선보이면서 한때 과반 이상을 예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3월 초부터 이종섭 전 대사, 황상무 전 대통령실 수석, 물가와 의료개혁과 관련한 이견들, 그리고 R&D 예산 축소 문제 등이 이어지면서 정권 심판론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총선을 앞둔 3월 말에 이조심판론을 얘기한 것은 개헌 저지선 사수를 위한 선택이었다. 잘했다는 게 아니라 과연 다른 게 가능했겠냐는 생각을 해주면 좋겠다.

―경쟁 후보들의 공격이 매섭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우리는 굉장히 어려운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생채기를 내고 서운한 감정을 만들 생각은 없다.

―얼마 전까지 동지였는데 서운하지 않나.

▶나를 집중 공격하는 건 민주당이 주로 했던 것이기 때문에 기시감이 있고, 아주 당황스러운 건 아니다. 다만 공격에도 맥락과 정치 철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후보가 당정관계 쇄신을 약속하는데.

▶정말 그럴까. ‘배신의 정치’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수평적 관계’를 언급하는 건 안 맞는 얘기다. 이견이 있으면 한쪽 의사를 맹종하는 게 아니라 토론이 이어지는 관계가 수평적 관계다. 이견을 낸다고 해서 배신이라고 하면 그게 어떻게 수평적 관계인가.

―당 대표가 되면 거대 야당과 협치가 필요할 텐데.

▶대화와 설득은 내가 강한 걸 전제로 해야만 가능하다. 나는 논리와 팩트로 싸워왔고, 상대의 잘못을 준엄히 지적하는 게 협치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지 않는다. 논리와 대화로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그 다음 우선순위를 정하는 예술이 바로 정치 아닌가. 총선은 전쟁이었고, 이제는 정치를 해야 할 때다. 그리고 나는 스스로 대단히 유연하고 포용적인 정치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개혁을 외치고 있는데.

▶지구당 부활, 현장 사무소 개설 등 내가 말하는 정치개혁 방안은 대부분 궤가 같다. 젊은 청년 정치인이 생활인으로서 정치를 할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대단한 ‘라이징 스타’가 나오지 않는 이상 청년이 한 번에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다. 선거에서 떨어지더라도 정치를 계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선거가 없는 기간이 정답을 찾기에 좋은 시기다. 선거를 앞두고 무언가를 바꾸려면 기득권 문제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이 생긴다.

―‘검사물’이 더 빠져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

▶어느 시기, 어느 장면 때문에 많은 분이 정치인으로서의 나의 가능성을 봐주고 또 기대하는 걸까. 대형 사건을 도맡아 하던 검사 시절일까. 법무장관과 비대위원장 시절, 몸 사리지 않고 국민이 원하는 이야기를 대신 해가며 거대 야당의 폭주와 맞서 싸웠던 나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내가 ‘조선 제일검’이라서 지지하는 게 아니다. 나는 정치인으로서의 활동을 보여줬고, 그 점을 국민이 평가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검사를 하다가 짠하고 나온 게 아니다. 정치인 한동훈이 어려운 상황에서 판단하고, 설명하고, 경청하고, 수용하는 모습을 앞으로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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