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백현동 의혹 관련
검사 탄핵소추안 발의-본회의 보고
대통령실 “민주당, 수사권 달라는 것”
본회의 파행, 채 상병 특검법 상정 불발
더불어민주당 김용민(왼쪽부터), 민형배, 장경태, 전용기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박상용, 엄희준, 강백신, 김영철 검사 등 ‘비위 의혹’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7.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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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은 2일 이재명 전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수사 관련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탄핵안은 이날 곧장 국회 본회의에 보고돼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민주당이 지난해 9월 21대 국회에서 헌정 사상 첫 현직 검사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7명째 ‘검사 탄핵’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여당은 “탄핵 중독 말기”라고 비판했고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수사권을 갖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은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 후에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예고했다. 하지만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질의 과정에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라고 말한 뒤 여당의 사과 요구를 거부하면서 충돌 끝에 본회의가 파행되면서 이날 상정은 불발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엄희준 부천지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법사위 회부 동의 안건을 처리했다. 강 차장검사와 엄 지청장은 대장동·백현동 의혹 수사를 맡았다. 박 부부장검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9월 이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모두 이 전 대표가 연루된 의혹이 있는 사건이다. 김 차장검사는 대검 반부패과장 재직 당시 백현동 등 이 전 대표 수사를 지휘했다.
앞서 민주당은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고 해당 검사들에 대한 탄핵안을 만장일치로 당론 의결한 뒤 약 2시간 만에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는 ‘속도전’에 나섰다. 민주당은 강경파인 정청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법사위에서 해당 사건 관계자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한 뒤 탄핵안 처리 시점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의 “정신 나간 국민의 힘” 발언에 여당이 “사과 없이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반발하면서 본회의는 심야에 산회됐다. 민주당이 3일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예고하면서 충돌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이 지난 시점에 표결로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킨 뒤 강행 처리에 나설 방침이다.
野 “검사들 법사위 불러 조사” 檢총장 “이재명, 재판장 맡겠다는것”
민주당, 현직검사 4명 탄핵 착수
민주 “부패-정치검사 단죄하겠다”… 당론 발의 2시간만에 본회의 보고
이원석 “李 방탄탄핵, 해외토픽감… 위헌-사법방해” 36분간 반박 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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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특혜 개발 의혹과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 수사와 관련된 현직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뒤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시간이었다. 민주당이 “부패 검사, 정치 검사를 단죄하겠다”고 주장하자 대통령실은 “수사권을 민주당에 달라는 것”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피고인인 이 대표가 재판장을 맡고, 이 대표의 변호인인 민주당 국회의원과 국회 절대 다수당인 민주당이 사법부의 역할을 빼앗아 재판을 직접 다시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를 수사한 검사가 탄핵 소추 대상이 된 것을 직격한 것이다.
● 李 피의자 신분 조사 검사도 탄핵 대상
민주당 검사범죄대응태스크포스(TF) 소속 장경태 의원 등 170명은 2일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엄희준 부천지청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고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김용민 의원은 탄핵안 제안 설명에서 “검찰 조직은 기소권과 공소권을 양손에 쥔 채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대한민국이 어렵게 꽃피운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4명의 검사 탄핵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도 회부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법사위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해당 검사들을 차례로 불러 의혹들을 조사한 뒤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를 탄핵하겠다고 하는 것은 결국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수사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전 대표의 수사를 지휘했거나 수사에 관여한 현직 검사가 탄핵 대상에 올랐다. 박 부부장검사는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지난해 9월 이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엄 지청장은 이 전 대표의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했다. 김 차장검사는 대검 반부패과장으로 근무하면서 백현동 등 이 전 대표 관련 수사를 지휘했다. 강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과 1부장을 역임하며 이 전 대표의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대선 개입 여론조작 의혹 등을 수사했다.
민주당이 현직 검사 탄핵안을 발의한 건 21대 국회에 이어 7명째다. 지난해 9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과 관련한 보복 기소 의혹을 이유로 안동완 부산지검 2차장검사 탄핵안을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헌정사상 첫 현직 검사 탄핵 소추였지만 5월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다. 지난해 12월에는 각각 ‘고발 사주’ 의혹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 등으로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와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탄핵안을 처리했고, 헌재에서 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 이원석 “검사 탄핵 시도가 바로 탄핵 사유”
이 총장은 이날 대검찰청 기자실을 찾아 약 36분간 입장 발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결국 이 전 대표를 위한 ‘방탄 탄핵’”이라며 “법치주의가 확립된 다른 국가에서 해외 토픽으로도 나올 수 있다”고 직격했다. 이 총장은 “권력자를 수사했다는 이유만으로 탄핵이 현실화된다면 문명사회에서 야만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과 국회가 사법부의 역할인 재판권을 빼앗아 직접 재판을 하겠다는 위헌 탄핵”이자 “이 전 대표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서 (검사가) 배제되는 만큼 ‘사법 방해’ 탄핵”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공식 일정을 이유로 대장동 의혹 오후 재판에 불출석했다. 현재 이 전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위증교사 혐의,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의혹 등 3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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