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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헝가리 오르반 총리,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만나 “휴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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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키이우 대통령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과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회담을 하고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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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를 예고 없이 ‘깜짝’ 방문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와의 휴전을 고려할 것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즉답은 피한 채 양국 정상이 평화로 가는 길을 논의했다는 취지로 말해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연말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릴 국제 정상 회담 전에 휴전을 고려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오르반 총리는 이어 “나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평화 협상을 가속화하기 위해 휴전을 고려해줄 수 있을지 요청했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솔직한 대화와 답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스위스에서 57개국 정상들과 함께 평화회의를 개최한 뒤 올해 말 러시아 대표단도 초청해 두번째 회의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회의 개막 전 휴전을 거쳐 푸틴 대통령과 협상 테이블에 앉으라는 요청이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휴전 요청과 관련해 공개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헝가리의 광범위한 양자 협정 가능성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의 지원이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12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가 지난 1일부로 유럽연합(EU) 이사회 순회 의장국 임기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첫 행선지로 우크라이나를 택했다. 뉴욕타임스는 “많은 관측통들은 오르반 총리가 유럽 무대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신의 고립을 끝내기 위한 행동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오르반 총리는 극우·친러시아 성향으로 의장국 활동에 앞서 다른 회원국들의 우려를 산 바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반대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맺어 왔다. 올해 초에는 우크라이나에 500억 유로(약 74조6705억원)를 지원하는 유럽연합의 원조안에도 거부권을 쓰면서 합의까지 여러 주 동안 시간을 끌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오르반 총리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우리 모두에게 유럽의 단결과 공동의 발걸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영국 비비시(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오르반 총리는 단순히 휴전이나 평화회담이 아닌, 정의로운 평화를 달성하는 방법들에 관해 솔직하지만 건설적인 논의를 나눴다”고 했다.

이번 회담에선 우크라이나 서부에 거주하는 약 15만명의 헝가리계 소수민족의 권리문제도 논의했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가 헝가리 민족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불만을 제기해 왔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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