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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돌진’ 운전자 “브레이크 밟았지만 딱딱했다”···급발진 주장 여전[시청역 돌진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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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 인근에서 지난 1일 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해 경찰과구조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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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밤 16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차량 돌진사고 운전자에 대한 경찰의 피의자 조사가 4일 처음 진행됐다. 차씨는 차량 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이 사고 원인이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차씨가 역주행 도로로 들어선 이유와 급발진을 주장하는 근거 등을 규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유족들은 이날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의 영결식을 치렀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씨(68)가 입원한 병원에 오후 3시쯤 수사관 4명을 보내 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갈비뼈가 10곳가량 골절된 차씨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사고 발생 사흘 만에 피의자 진술을 청취한 것이다. 조사는 변호사 입회 하에 2시간 정도 이뤄졌다.

차씨는 이날 경찰에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라고 진술했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차량이 급발진했다”고 주장해왔던 것과 일관되게 차량 상태에 이상이 있었다는 취지다. 동승자인 차씨의 부인 A씨는 전날 참고인 조사에서 “브레이크 제동 장치가 듣지 않은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앞서 차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전날 늦은 밤 차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기각하면서 “피의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과 함께 현장검증도 실시했다. 경찰과 국과수는 차씨가 운행한 차량이 출발한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부터 역주행 하면서 보행자를 치고 교차로를 지나 정차한 곳까지 이동 경로를 따라가며 도로 실측 등의 작업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 사건의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듯한 글이 온라인에 유포되자 2차 가해를 우려하며 처벌 가능성을 언급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 수사과는 4일 언론 공지를 통해 “현재 해당 사고와 관련해 조롱, 모욕, 명예훼손성 게시글 등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경찰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모니터링 해 이런 게시글 유포 행위가 반복적으로 확인되면 입건 전 조사 또는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행위는 형법상 모욕죄와 사자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실제로 시청역 인근 추모 공간에 추모글을 가장한 모욕적인 내용의 쪽지를 남긴 작성자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가 시작됐다. 온라인에서는 희생자를 조롱하는 듯한 말투의 쪽지 사진이 퍼지며 논란이 됐다.

차씨가 몰던 제네시스 G80 차량은 지난 1일 밤 9시27분쯤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와 호텔 지하주차장 출입구 언덕 턱부터 가속해 일방통행로를 200m 이상 빠르게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했다. 차씨의 차는 안전펜스에 이어 보행자들을 친 다음 BMW·소나타 차량과 연달아 충돌한 뒤에야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 멈춰 섰다. 이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차씨 부부를 포함한 7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로 숨진 이들의 영결식이 이날 잇따라 열렸다. 사망자는 50대 남성 4명, 30대 남성 4명, 40대 남성 1명인데 서울시청 공무원, 병원·은행 직원 등이었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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