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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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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참사, 급발진 가능성 배제 안돼…현장 도로 구조도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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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역주행 참사가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사고가 발생한 도로의 구조가 잘못돼 사고를 키웠다는 주장도 있다. 도로 구조가 잘못돼 역주행 사고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사고 가해자 차모(68)씨는 경찰에 급발진 사고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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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사고가 발생했던 서울 중구 세종대로18길 도로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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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간 자동차 급발진을 연구해 온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에 대해 급발진을 전문적으로 연구하지 않은 사람들이 급발진 가능성을 0%라고 단언하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결론적으로 운전자의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일 수도 있지만, 급발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오세훈 시장이 피해자 조문을 한 뒤, 고령자 운전면허 관련 논의를 해보겠다고 했다”며 “고령자 운전면허 박탈과 관련해서 논의하기 전에, 사고 현장 도로의 구조를 먼저 고쳐야 앞으로의 사고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고는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가족 행사를 마치고 지하 주차장에서 나오던 가해차량이 진입이 금지된 일방통행길에 들어서는 역주행을 했다가 15명의 사상자를 냈다.

김 교수는 “사고 가해자가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나온 뒤 역주행을 했는데, 이곳(세종대로18길)이 편도 4차선 일방통행 도로”라며 “서울 어디에도 이런 구조로 돼있는 곳이 없다”고 했다. 이어 “신호등도 운전자 시각에서 벗어난 사각지대에 있어 늦은 시간에는 운전자가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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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촬영된 웨스틴 조선호텔 앞 진입금지(일방통행) 도로 표지판/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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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길은 2004년 시청 앞 서울광장을 조성하면서 양방통행에서 일방통행으로 전환됐다. 진입금지 표지판(일방통행)은 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나오는 통로에서만 볼 수 있다. 신호등도 호텔에서 나서는 운전자 기준 90도로 꺾인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운전자는 호텔에서 나온 뒤 왼쪽 소공로를 통해 서울광장 방향으로 우회전만 가능하다.

김 교수는 “오세훈 시장에게 서울 내 사고 현장과 비슷한 구조의 도로를 전수 조사해 고칠 것을 건의할 것”이라며 “그런 부분을 개선해서 앞으로의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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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웨스틴 조선 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올 때 일방통행 표지판과 신호등(빨간 원)이 보이는 모습 /네이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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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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