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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기차 화재, 외부 충격에 배터리셀 손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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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 경찰에 정밀감정 결과 통보

차량 하부 장착 배터리팩서 발화

배터리관리장치 데이터 추출 실패

지난달 1일 발생한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고는 외부 충격으로 차량 배터리셀이 손상돼 불이 난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가 나왔다.

20일 연합뉴스는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가 전날 국과수로부터 이러한 내용의 정밀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고 보도했다. 국과수는 "차량 하부 배터리 팩에서 불이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차량 밑면의 외부 충격으로 배터리팩 내부의 셀이 손상되며 '절연 파괴(절연체가 특성을 잃는 현상)'로 이어져 발화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과수는 배터리관리장치(BMS)는 화재 당시 저장 회로가 견딜 수 없는 심한 연소로 파손이 심해 데이터 추출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BMS는 배터리 총 동작시간 및 누적 충전·방전량, 충전상태, 급속 충전 횟수 등의 정보를 저장한다.

아시아경제

지난달 8일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벤츠 등 관계자들이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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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경찰은 지난달 1일 인천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처음 불이 난 벤츠 전기차를 대상으로 모두 3차례에 걸쳐 합동 감식을 했고 배터리팩 등을 확보해 국과수에 정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벤츠 전기차가 지난 7월29일 오후 7시16분쯤 주차됐다가 59시간가량 지나 불이 난 점을 고려해 차주를 상대로 주차 전 행적을 조사할 방침이다.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벤츠 차주가 마지막으로 주차하고 불이 나기까지 차량에 외부적인 충격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일단 국과수 감정 결과를 토대로 마지막 주차 시점 이전에 외부 충격으로 의심할 만한 상황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해당 전기차 차주는 "작년에 전기차 정기 점검을 받았다"며 "불이 날 때까지 특별한 문제 없이 잘 타고 다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차량에는 세계 10위권인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안전관리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에서 불이 난 직후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야간근무자 A씨와 소방 안전관리책임자 B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불이 난 직후 '솔레노이드 밸브'와 연동된 정지 버튼을 눌러 스프링클러 작동을 멈추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화재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또 건물 전기와 수도 배관에 문제가 생겨 일부 가구는 약 1주일간 단전·단수로 큰 불편을 겪었으며, 화재 현장에서 계속 올라오는 분진과 유해 가스 때문에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한 세대도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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