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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中-러, 역사상 최고 관계?…중앙亞선 ‘프레너미(적이자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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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전쟁에 군수 물자 중국 의존도 높아져

中, 경제력으로 러시아 뒷마당 중앙아 진출 가속화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왼쪽)이 5월16일 중국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시진핑 주석과 차를 마시며 대화하고 있다.(사진 NYT 캡처) 2024.07.04.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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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났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러·중 관계는 역사상 최고의 시기를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관계가 평등, 상호이익, 상호 주권 존중의 원칙을 바탕으로 구축됐다고 덧붙였다.

양국 정상이 한 달 반만에 다시 만나 협력 관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중앙아시아가 가진 지정학적 특징으로 양국간에는 협력과 경쟁이 공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3일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2년 2월 푸틴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가했을 때 시진핑 주석과 ‘무제한 협력’을 약속했으나 러시아 뒷마당인 중앙아시아에서 양국 관계는 ‘프레너미’(친구이자 적)로 바뀌고 있다고 2일 전했다.

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 세력권에 있던 중앙아에서 발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러시아로서는 강하게 반발할 일이라고 분석했다.

SCO는 중러를 포함한 5개국이 테러 공동 대응 등을 명분으로 결성한 뒤 파키스탄, 인도, 이란 등으로 회원국이 확대됐다.

중국은 구소련 붕괴 이후 대규모 인프라 건설과 무역, 투자 등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앙아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SCO는 중국의 중앙아 진출을 위한 제도적 토대가 되고 있다.

러시아가 이번 정상회담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초대하고 회원국으로 추가하려고 하는 것도 벨라루스가 러시아와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기 때문이다. NYT는 벨라루스가 SCO 정회원이 되면 러시아에 작은 외교적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뤼셀 소재 러시아 유럽 아시아 연구센터의 테레사 팰런 소장은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 베트남 방문에 이어 곧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모스크바를 방문하는 것도 러시아가 중국에 ‘다른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2017년 러시아의 초대로 SCO에 가입했고, 인도와 국경 갈등을 빚는 파키스탄은 중국의 권유로 가입했다. SCO 회원국 구성원에서도 중-러간 긴장과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킹스칼리지런던의 하르쉬 판트 국제관계학 교수는 “인도도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러시아의 세력이 약화돼 지정학적 힘의 균형이 중국쪽으로 기우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SCO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중국의 거침없는 행보에 균형을 맞추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NYT는 아스타나 정상회담 같은 상징적인 행사를 통해 중앙아 국가들에 대한 지렛대를 유지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은 3일과 4일 이틀간 열리는 SCO 정상회담 기간 중 중앙아 6개국 정상과 개별 회담을 갖는다.

WSJ는 과거 구소련 국가였던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장악력이 느슨해지고 중국 영향권으로 편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에서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자국의 영향력이 잠식되는 것을 묵인하거나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측면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이 자금을 지원하는 중앙아시아 연결 철도 프로젝트가 유럽으로 이어지지만 러시아 영토는 우회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중국과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정상은 1997년부터 논의돼온 철도 연결을 위한 협정에 지난달 초 서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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