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이장우 시장이 대전시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충청 홀대론을 거론하며 '충청기반 정당'에 주도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영호남에 비해 충청권이 배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충청 등 지역발전을 위해 차후 상황을 지켜보다 충청 기반한 정당을 창당하겠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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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이 충청권 기반 창당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2024.07.01 jongwon3454@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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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의 이날 발언을 놓고 정치적 해석이 분분하다.
먼저 이장우 시장이 속한 국민의힘 입장에선 골치 아픈 발언이다. '캐스팅보트'인 충청권 수부도시의 장(長)이 아예 당을 창당한다고 하니 표 분산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국민의힘은 지금 당대표 선출을 앞둔 상황으로, 전당대회를 통해 흩어진 당심을 모아야 하는데 당내 핵심인사인 이 시장이 되려 '폭탄' 발언을 한 것이다. 당장 이 시장의 마음을 달래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일 시청을 방문한 원희룡 당대표 후보도 기자들에게 "창당 막기 위해 무릎이라도 꿇겠다"고 말한 후 이장우 시장을 만나서도 "'충청중심'이 되겠다, 즉각 보여드리겠다"며 창당 마음을 접어줄 것을 호소했다.
충청기반 정당 창당은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 더 큰 시련이 될 수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충청권에서는 민주당 전 충남지사를 지냈던 안희정을 중심으로 재세력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행 사건 직전까지만 해도 차기 대선 유력한 주자로 떠오르며 충청권 맹주로 손꼽혔던 인물이었던 만큼, 여전히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안희정계는 충청권에서는 큰 정치세력이다. 안희정계는 민주당 표뿐만 아니라 중도표를 많이 흡수하고 있다. 충청권 내 안희정계에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박수현, 강준현, 조승래 국회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만약 이장우 대전시장이 실제로 영호남에 치우친 정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창당에 나설 경우, 안희정계 입장에선 안 전 지사가 등판도 못하는데 '충청기반 핵심주류로 분류된 중도층' 표를 잃을 수 있다는 큰 고심에 빠지게 된다. 또 非안희정계가 충청기반 정당으로 갈아탈 가능성도 높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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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조승래 국희의원은 <뉴스핌>의 질문에서 "충청역량 부족은 반성할 문제이지 사돈남말하듯 하는건 문제"라고 비판하며 "지역(기반) 정당은 구 시대의 유물이다"고 말했다. 2024.07.04 nn041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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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안희정계인 조승래 국희의원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지난 3일 대전시청 기자실을 찾은 조승래 의원은 '충청기반 정당'에 대해 묻는 <뉴스핌> 질문에 "충청역량 부족은 반성할 문제이지 사돈남말하듯 하는건 문제"라고 비판하며 "지역(기반) 정당은 구 시대의 유물이다, (이장우 시장) 정치적 불안감으로 발언하신 듯하다"고 폄하했다.
일각에서는 이 시장의 지역기반 정당 창당 발언 자체로 거대 여야와 정부가 충청을 소홀하지 못하게 됐다는 긍정평가도 나왔다. 여기에 더해 언론과 매스컴을 통해 해당 발언의 파장이 커지고 있어 민심 또한 동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앙에서 충청민심 달래기 카드를 내밀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지역 정치인은 "자칫 지역에 소홀해질 수 있는 시기에 이장우 시장이 아주 시의적절하게 발언했다"며 "좋든 싫든 거대 정치권과 정부가 홀대된 충청도민 555만명에 달하는 민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충청권에 '달콤선물'을 줄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 원로인 이양희 전 국회의원도 최근 3.8민주의거기념사업회 관련 브리핑에서 "충청도가 뭉쳐야 뭐든 얻어낼 수 있다"면서 "충청권 민심이 세련된 방식으로 정치적 결집에 나서야 한다며 이장우 시장 발언에 힘을 실기도 했다.
gyun5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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