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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하마스에 납치된 딸, 기다림 끝 안아보고 눈감은 말기암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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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노아 아르가마니가 하마스에게 납치되는 모습. @TaubLima X(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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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납치된 딸을 죽기 전 안아보고 싶다던 암 투병 환자가 소원을 이루고 세상을 떠났다.

2일(현지시간) 더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텔아비브의 이칠로프 병원은 리오라 아르가마니가 뇌암으로 전날 밤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병원 측은 리오라가 수년간 뇌암으로 투병생활을 해왔고 최근까지 하마스에 납치돼 포로 생활을 해오다 구출된 딸 노아 아르가마니와 가족들과 함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리오라는 중국 우한시에서 태어나 1994년 이스라엘로 건너왔다. 그는 사막 도시 베르셰바에서 남편 야코프 아르가마니를 만나 결혼했고, 외동딸 노아를 낳았다.

노아는 하마스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 남부에 기습 공격을 가했을 때 인질로 잡힌 약 240명 중 한 명이었다. 당시 노아는 가자 국경 근처에서 열린 노바 음악 축제에 참가했는데, 하마스가 그를 오토바이에 태워 강제로 끌고 가는 장면이 전 세계로 송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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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하마스로부터 구출된 딸 노아 아르가마니와 어머니 리오라 아르가마니. @TaubLima X(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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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인질 석방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리오라의 상태는 악화됐다. 그는 지난해 11월 영상을 통해 “저는 뇌암으로 투병 중”이라며 “저에게 얼마나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집에서 노아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고 석방을 호소하기도 했다.

리오라는 지난 3월 2번째 석방 호소 영상을 공개했다, 그의 얼굴 상태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어있었고, 오른쪽 눈은 말기 암으로 인한 신경학적 부작용으로 감겨 있는 상태였다. 영상에서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이 세상에서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제 마지막 소원일 수도 있다. 정말 간청드린다. 제발 저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지난달 8일 이스라엘 방위군(IDF) 소속 특공대는 가자 중부의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를 급습해 구출 작전을 펼쳤다. 특공대는 이 과정에서 노아와 다른 인질 3명은 납치된 지 246일 만에 함께 구출했다. 노아는 구조되면서 자신의 어머니가 살아있는지 먼저 물었다고 한다.

구출 당시 노아의 건강 상태는 양호했고, 다시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노아는 구출된 이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저는 부모님의 외동딸이었고 어머니도 말기 암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포로 생활 중에 제가 가장 걱정한 것은 부모님이었다”며 “하마스에 억류된 지 246일 만에 여기 와서 어머니 곁에 있게 되어 정말 큰 영광”이라고 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리오라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하며 가족들의 슬픔을 함께한다”고 발표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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