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19일 오후 광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임윤찬 피아노 리사이틀 공연을 관람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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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보좌진 등 100여명이 3일 국회 앞에서 모였다고 야권 관계자가 전했다. 이재명 전 대표가 연임 도전을 앞둔 미묘한 시점이어서 정치권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복수의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 앞 한 치킨전문점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행정관 출신 100여명이 맥주를 겸한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윤건영(국정기획상황실장)·한병도(정무수석)·김한규(정무비서관)·이기헌(민정비서관)·권향엽(균형인사비서관)·김태선(행정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민정수석) 대표와 정춘생(여성가족비서관) 의원도 함께였다. 이진석 전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주도한 이 모임은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탓에 음식점을 이날 하루 통째로 빌렸다. 예약 인원은 60명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숫자가 불어나 100명 넘게 모였다고 한다.
2022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후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대규모로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의 고위급 인사의 공부 모임 ‘사의재’ 등 소규모 모임만 있었다.
한 참석자는 “청와대 정무직 공직자 300여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 모임이 공지됐고,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며 “말단 행정관부터 수석급까지 모였는데 현역 의원들은 필리버스터 정국 탓에 인사만 하고 오래 있진 못했다”고 전했다. 뒤늦게 참석한 조국 대표는 “제가 공무 탓에 술은 못 마시고 인사만 드리겠다”며 “다음 자리가 있으면 꼭 오겠다”고 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인도 방문 대표단장을 지낸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오른쪽 둘째)과 당시 수행원인 고민정(오른쪽 셋째)·윤건영(오른쪽 첫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관련해명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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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청와대 출신의 친목을 위한 행사였지만, 각자의 자리에서는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도 일부 나왔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이나 윤 대통령 탄핵 국민청원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당 상황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참석자는 “청와대 출신이라고 다 친문은 아니지만, 청와대 출신 행정관 중 많은 분이 조국혁신당에 있는 걸 보고 좀 놀라는 분들도 있었다”며 “참석자 중 친명계 의원실에 있는 분도 더러 있어 대놓고 말은 안 했지만, 당에서 친문계가 소수가 된 단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2대 총선을 거치며 친문계는 친명계에 밀려 소수파가 됐다. 일부 청와대 출신 인사는 범친명계로 탈바꿈하기도 했다. 비주류가 된 친문계가 이날 대규모 모임을 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 연임 도전을 앞두고 모임을 한 것 자체가 일종의 집단적 의사표시 아니겠냐”는 말이 나온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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