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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시청역 참변' 전후 7초 기록…원인 규명의 열쇠는 'E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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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R, 차량 속도부터 액셀·브레이크 작동 여부, 핸들 조작 등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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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경찰 관계자가 전날 발생한 시청역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의 가해 차량을 견인차를 통해 옮기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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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시청역 역주행 사고 조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가해 차량에 부착된 EDR(사고기록장치)에 시선이 집중된다. EDR(Event Data Recorder)은 가속페달과 제동장치 사용 여부 뿐 아니라 차량 시속, 조향 장치(핸들) 조작 여부 등까지 담겨 있어 사고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장치로 꼽힌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가해 차량의 EDR 데이터를 확보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와 경찰 산하 주요 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


사고 전후 7초…EDR 분석 결과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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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 현장에서 3D 스캐너를 활용해 사고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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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R은 일명 자동차용 영상 사고기록장치라고도 한다. 사고가 발생하기 5초 전부터 사고 발생 후 2초까지 약 7초 동안 자동차 데이터를 기록한다.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도 EDR에는 계속해서 데이터가 저장된다.

EDR에는 자동차 속도와 제동페달 작동 여부 등 최대 45개 항목이 기록된다. 2012년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을 통해 EDR 기록 공개가 의무화됐다. 최근에는 제동압력값 등을 포함해 67개로 기록 항목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입법예고됐다.

EDR에는 약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는지 △조향 장치를 얼마나 돌렸는지 △가속 페달을 얼마나 밟았는지 △차량 시속은 얼마나 됐는지 등이 기록된다. 경찰은 EDR 분석 결과 운전자가 사고 직전 액셀 페달을 90% 이상 밟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고 브레이크가 안들었다고 얘기할 수 있다"며 "EDR은 결국 가장 객관적인 데이터"라고 말했다.

EDR은 실물로 존재하지 않고 에어백 전자에어장치(ECU)라고 불리는 에어백 시스템 안에 내장돼 있다. DLC 케이블 등을 이용해 EDR과 연결을 하면 내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당시 운전석 쪽에는 커튼 에어백과 사이드쪽 에어백 2개가 작동됐다. 조수석 쪽 에어백은 따로 작동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EDR 등 국과수 분석 자료는 1~2개월 걸리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5초전엔 '블랙박스' 중요


지난 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18길에서 운전자 차량이 역주행하고 있다. /영상=독자제공

전문가들은 주요 쟁점 중 하나인 급발진 여부를 확인하려면 어떤 페달을 밟았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학과 교수는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가 지나갔으면 급발진"이라며 "액셀 페달을 밟아서 나갔다고 하면 운전자 과실"이라고 말했다.

사고 발생 5초 전에는 EDR 기록이 없기 때문에 블랙박스가 중요하다. 경찰에 따르면 블랙박스 오디오 안에는 추돌 당시 동승자 비명과 당황한 듯 말하는 "어, 어" 등의 음성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주행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단순히 고령자라서 기기 조작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기 보다는 심신에 문제가 있었는지, 복용하는 약이 있었는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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