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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3 (토)

이슈 물가와 GDP

"내 집인데 월세 사는 기분"… 대출이자에 관리비까지 내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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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맷값이 오름 폭을 키우고 있다. /사진=최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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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서 월세 사는 기분" 수도권에 사는 30대 A씨는 관리비 부담에 대해 토로했다. 올해 큰맘 먹고 내 집 마련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만 100만원대에 관리비 30만원대까지 고려하니 주택 고정비에만 월급 상당 부분을 쓰고 있어서다.

#."뭘 자꾸 고친다는데 장기 수선충당금만 4만원대" 청주에 사는 40대 B씨도 관리비 인상으로 살림이 어렵다고 한다. 가스요금 인상에 하절기 에어컨 전기료까지 생각하니 주머니 걱정을 지울 수 없다.

정부가 연일 물가 안정세를 강조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체감도는 아직 낮다. 아파트 관리비 등 민생과 밀접한 품목들은 고공행진 중이다. 공동주택 관리비는 전체 물가를 큰 폭 웃도는 4%대 오름세다. 관리비 가운데 장기 수선충당금 등 의구심이 드는 부분도 적잖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2.4%다. 약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 서비스 품목 가운데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 관리비가 대표적이다.

지난달에만 4.8% 올랐다. 전체 물가 상승률의 2배 수준이다. 지난 3월(4.8%) 이후 4%대 상승세에서 고공행진 중이다. 시도별로는 △세종(7.5%) △경기(7.4%) △부산(7.4%) △인천(5.9%) 등 순으로 크게 올랐다.

특히 아파트 관리비는 △공용관리비 △개별사용료 △장기수선충당금 등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K-apt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전국 아파트 관리비 평균은 제곱미터(㎡) 당 2825원이다. 지난해 같은 달 2584원에 비해 9.3% 올랐다.

보통 관리비 오름세가 물가상승률을 웃돈 요인으로 공공요금 인상·인건비·원자재비 등 상승이 지목된다. 세부적으로 청소비·경비비 등을 포함한 공용관리비는 3.6%(1225→1269원), 전기·가스비 등의 개별사용료는 3.9%(1121→1165원) 올랐다.

특히 눈에 띄는 항목은 장기 수선충당금이다. ㎡당 237원에서 392원으로 65.4% 뛰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아파트의 주요 시설에 대한 수리, 교체, 조경, 도색 등과 부대시설, 복리시설 등을 교체 및 보수하는 데 필요한 돈이다.

대체로 노후화된 아파트일수록 장기 수선충당금을 더 많이 걷히는 편이다. 문제는 장기 충당 수선금이 입주민 동의를 받는 방식으로 모이고 집행되는데 이를 감시할만한 컨트롤 타워가 명확지 않단 점이다. 가령 공정거래위원회는 아파트 관리비를 노린 입찰 사업자의 담합 문제를 감시하고 국토교통부는 사업자 선정 적정성과 관리비 공개 여부를 보고 있다.

관련해 위법행위도 적발됐다. 공정위는 지난 2022년 서울 성북구 돈암동 한신한진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2017년 2월 진행한 보수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사업자들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하고 업체 대표들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1만5000여명의 아파트 입주민이 25년간 모은 장기수선충당금 188억원이 허투루 쓰인 사건이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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