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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전기차 둔화·중국 공세에…이차전지 3사 수장 입모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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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왼쪽부터) 김동명 엘지엔솔 사장, 이석희 에스케이온 사장, 최윤호 삼성에스디아이 사장. 연합뉴스 및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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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심 버려라” “물러날 곳이 없다” “새로운 위기.”



엘지(LG)에너지솔루션(엘지엔솔)·에스케이(SK)온·삼성(SDI)에스디아이 등 국내 이차전지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원들을 향해 잇달아 경고의 메시지를 내놨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가격 인하 공세가 심해지자, 내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모양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기술 혁신과 원가 경쟁력 확보 등을 주문했다.



이들은 현재 상황을 ‘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김동명 엘지엔솔 사장은 4일 최고경영자(CEO) 메시지에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배터리 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많이 변했고, 배터리 외 산업에서도 ‘최고’라 인정받던 기업들이 제때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큰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희 에스케이온 사장도 지난 1일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각오로 최고 성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자”고 했다. 같은 날 최윤호 삼성에스디아이 사장은 ‘창립기념식’에서 “고속 성장을 기대했던 전기차와 배터리 시장의 일시적 성장세 둔화 등은 우리가 맞이한 새로운 위기”라고 밝혔다.



이들의 위기 진단은 뒤늦은 감이 있다. 이들 업체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한 터다. 실적 회복은 커녕 추가적인 악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 분석가들의 전반적인 전망이다. 중국 이차전지 업체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시에이티엘(CATL)과 비야디(BYD)는 가격이 저렴한 엘에프피(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무기로 전세계 시장점유율 1∼2위에 올랐다.



한국신용평가는 “이차전지 산업이 수요 부진과 대규모 공급계획으로 인해 중단기 수급여건이 저하돼 실질 수익성이 약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내 업계 내 투자속도 조절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지난 5월 일찌감치 분석한 바 있다.



3사 경영진의 위기돌파 전략은 대동소이했다. 모두 기술 혁신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김동명 엘지엔솔 사장은 “자만심을 버리고 도전과 혁신의 유전자를 되살리자”며 “우리의 강점이었던 소재·기술·공정 혁신이 더디어졌고, 구조적 원가 경쟁력도 부족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 수익성이 떨어지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라고 했다. 최윤호 삼성에스디아이 사장은 “가격 경쟁력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 모든 임직원이 월드 베스트 원가 경쟁력을 달성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석희 에스케이온 사장도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는 비상경영에 들어갔지만 연구개발(R&D)만큼은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다.



다만 미묘한 차이도 포착된다. 현지 생산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발효에 따라 미국에 대규모 공장을 짓는 등 공격적으로 외형을 확장한 엘지엔솔과 에스케이온은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반면, 그동안 비교적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삼성에스디아이는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김동명 엘지엔솔 사장은 ‘질적 성장’, ‘공격적인 수주·사업 확장의 비효율 발생’, ‘투자 속도 조절’을 모두 언급했다. 최윤호 삼성에스디아이 사장은 “2030년 시장을 리드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경쟁력을 확실히 확보하자”고 주문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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