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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부친 잃은 팬 “와서 안아달라”...400만 유튜버, 시청역 참사 조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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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유튜버 보겸./유튜브 채널 '보겸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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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400만명을 보유한 한 유명 유튜버가 시청역 역주행 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20대 팬을 위해 직접 빈소에 찾아 조문한 영상이 공개됐다.

4일 보겸TV에는 ‘시청역 사고 피해자’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보겸(본명 김보겸)은 이날 기준 구독자 431만명을 보유한 유튜버다.

보겸은 영상을 통해 “최근 동일인에게서 여러 차례 이메일을 받았다”며 “메일에는 ‘시청역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었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고 했다. 알고 보니 그에게 메일을 보낸 사람은 최근 시청역 역주행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의 둘째 아들 A씨였다.

A씨는 이메일에서 “7월 1일 오후 9시 55분 일하던 중 아버지에게서 전화가 왔다. (받았더니) 아버지가 아닌 낯선 목소리가 들리길래 놀라서 누구시냐 물었고, 구급대원이 아빠의 주민번호를 다급하게 물어보곤 심정지 상태라 빨리 와달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고 한다.

이어 “가서 사고 상황을 들어보니 시청역에서 70대 남성이 인도를 들이박아 (아버지가) 즉사했다는 내용이었다”며 “아버지 나이 55세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이렇게 메일 보낸다. 아버지는 서울대학교 병원 장례식장 2층 X호실에 계시다. 저는 둘째 아들 24세 XXX라고 한다. 와서 한 번만 안아달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보겸은 직접 서울대병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상주명에 적힌 이름과 빈소 위치가 이메일과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A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겸의 위로에 울먹이던 A씨는 “형 생각이 나서 (연락드렸다). 형이 가조쿠(보겸 팬덤명) 챙기는 거 보고 형이 가족이란 생각을 하고 전화를 (했다). 위로를 좀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A씨는 보겸의 오랜 팬이었다. 보겸은 그간 A씨가 자신에게 보내온 메일들을 읽었다. ‘나 고등학교 때부터 형 봤어’ ‘나 대학교 들어가요’ ‘군대 가’ ‘군대 갔다 왔는데 형도 복귀해서 좋네’ ‘형 보고 싶다. 한번 안아주세요’ 등의 내용이었다.

이후 보겸은 A씨 장례식장에 다녀온 후 “A씨에게 힘내라고 하고 안아주고 왔다”며 “말로만 가조쿠가 아니라 진짜 여러분들의 가족이고 싶다”고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정말 안타까운 사고다.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위로의 말이 힘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응원한다” “이게 바로 선한 영향력이다. 응원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1일 오후 9시28분쯤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한 승용차가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4일 오후 승용차 운전자 B(68) 씨를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를 했다. 사고 직후 줄곧 ‘급발진’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해온 B씨는 이날 조사에서도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며 차량 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재차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을 통해 “피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조사했고 피의자 및 변호인과 협의해 추후 후속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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