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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영국 총선 압승 예상' 노동당, 파격 공약…"16세도 선거, 상원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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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생활고 의식, "긴축재정, 증세 없다"…"74억 파운드 국부펀드 조성, 경제성장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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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가 부인 빅토리아 스타머와 함께 투표소를 나서는 모습/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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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하원 총선에서 노동당이 압승을 거둘 것이 확실시되면서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이 내걸었던 공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친기업, 친노동자 정책 위에서 신산업 전략 구상"


이날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노동당은 정권 탈환에 성공할 경우 긴축재정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는 공약을 앞세웠다. 고유가, 고금리로 인해 서민층 생활고가 심해진 것을 의식한 공약이다.

영국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인 2021년 12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돌입, 2년 만에 5.25%까지 올렸다. 게다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정책,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상기후로 곡물 값, 원유 값이 급등하면서 물가를 밀어올렸다. 이에 2022년 10월 영국 50여개 도시에서 시민들이 동시에 시위를 열고 전기요금 인상 등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노동당은 단기적 시각에서 벗어나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경제 체제를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친기업, 친노동자 정책을 기반으로 신산업 전략을 구상하겠다고 했다. 특히 노동당은 공적기금 1 대 민간기금 3의 비율로 73억 파운드의 국부펀드를 조성, 경제 성장과 청정 에너지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가정의 수천 명 증원, 건보료 인상 없다"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의료 서비스 확충을 전면에 내세웠다. 공공의료서비스 인력과 장비를 늘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빠르게 진료를 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가정의(Family doctor) 수천 명을 증원해 대면 진료 기회를 늘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근로자 증세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건강보험료 등 개인에 대한 과세는 물론 법인세도 현행 25%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탈세 목적으로 서류상 거주지를 해외로 옮겨놓는 부유층을 가리키는 '넌덤'(non-dom)족은 근절할 것이라고 했다.


"투표연령 하향, 상원 개혁"


정치 제도도 전면 개편하겠다며 투표 연령을 현행 18세에서 16세로 낮출 것이라고 했다. 상원 개혁도 약속했다. 영국 상원은 임명직과 세습직, 당연직으로 나뉜다. 임명직은 국왕의 임명을 받아 얻을 수 있고, 당연직은 주교에게 주어진다.

이중 노동당이 개혁하겠다고 한 것은 세습직이다. 노동당은 상원 세습직 의원들의 표결권을 제한하고 은퇴 규정도 신설할 것이라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특정 계층만으로 이뤄진 상원 제도를 폐지하고 지역과 국가를 대표할 수 있는 다른 입법기관을 도입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압도적 과반 차지한 노동당…"모든 공약 실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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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하원 총선이 종료된 후 보수당 반대 성향 유권자들이 노동당 압승을 예견하는 출구조사 결과를 접하고 환호하는 모습./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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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노동당은 하원 650석 중 410석을 차지해 과반을 훌쩍 넘길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선거 전 노동당 의석은 205석이었다. 반면 리시 수낵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은 의석수가 기존 344석에서 131석으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크리스 시클루나 다이와 캐피털 리서치센터장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노동당의 압승은 모든 공약의 실현을 의미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지출이 예상되는 공약 실현을 위해 어떤 항목에서 과세를 늘릴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날 선거로 노동당은 14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리는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차지할 공산이 크다. 노동당 소속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참모로 활동했던 피터 맨델슨 경은 BBC 인터뷰에서 "운석이 지구에 충돌한 것과 같은 결과"라며 "스타머 대표와 수뇌부가 거둔 놀랄 만한 성과"라고 평했다.

스타머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를 접한 뒤 엑스 게시글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을 위해 뛰어준 모든 이들, 노동당을 믿어준 유권자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보수당은 최악의 참패를 당했다는 오명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가디언은 출구조사 결과대로 보수당이 131석을 가져간다면 로버트 필 전 총리가 토리당을 보수당으로 탈바꿈한 1830년대 이후 최저 의석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전까지 보수당 최저 의석수는 1906년 선거에서 기록한 156석이었다고 한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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