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8 (월)

LG전자, 2분기 영업익 1.2조 ‘역대 최대’… B2B로 날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LG전자 여의도 사옥./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LG전자가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2분기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겼다. 증권가 전망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주력인 가전 사업에서 수익성이 높은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19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5일 공시했다. 매출은 21조700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권가 전망치(매출 21조3258억원, 영업이익 9981억원)를 크게 넘어섰다.

LG전자 측은 “B2B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사업의 체질이 변화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인공지능(AI)이 산업의 변곡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냉동기(칠러) 등을 앞세운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가 열리고 있고, 또 다른 B2B 성장 축인 전장 사업도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주력 생활가전, B2B·구독 사업이 수익 견인

이날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지만, LG전자의 캐시카우인 H&A(생활가전)사업본부는 B2B와 구독 사업이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시스템에어컨과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등 냉난방공조가 LG전자의 대표적인 B2B 사업이다. 이에 더해 최근 LG전자가 힘을 싣고 있는 구독·렌탈 사업도 H&A 전체 평균보다 수익성이 높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H&A사업본부의 2분기 영업이익은 약 771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KB증권은 예상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소비자의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춘 가전 구독 사업 등의 새로운 사업 모델이 시장 불확실성과 성장 한계를 돌파하는 원동력이 됐다”며 “또 여름을 맞아 AI를 탑재한 휘센 스탠드 에어컨의 6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80% 이상 늘어나는 등 에어컨 사업도 실적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을 두고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냉난방공조와 가전 구독 사업은 두 자릿수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창출한다”며 “냉난방공조 매출은 전체 가전 매출의 15% 수준이지만, 이익 비중은 30%로 추정돼 가전 사업 이익 성장에 직결되고 있다”고 했다. 조현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강하지 않은 전방 수요에도 경쟁사들과는 달리 가전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며 “B2B 중심으로 사업의 질 자체가 개선되면서, 통상 1분기 이후 계절성을 타고 실적이 우하향하는 기존 가전 사업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장 사업,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 늘어... OLED TV 판매도 회복세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장(VS) 사업은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구동부품, 차량용 램프 등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와 그간 확보해 온 수주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장 수주 잔고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2분기 VS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1050억원 내외일 것으로 예상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수요가 점차 회복되는 가운데 웹OS 관련 사업으로 수익성을 개선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이어졌으나, 프리미엄 OLED TV 주요 시장인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판매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웹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실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으며 효율적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2분기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1250억원 수준이다.

IT 기기와 상업용 디스플레이, 로봇 등을 다루는 BS사업본부는 온디바이스(기기 탑재) AI PC 등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로봇과 전기차 충전 등 유망 신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LG전자는 전했다. 또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AI를 적용하고, 전자칠판 등 맞춤형 제품으로 에듀테크 시장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 증권가 “중장기 성장 동력 분명”... 올 영업익 4조 중후반 예상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증권가에선 LG전자가 올해 매출 약 88조원, 영업이익 4조원 중후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생활가전의 B2B와 구독 사업은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내고 있으며, 데이터센터용 칠러, 로봇, 전기차 충전기 등 중장기 성장 동력도 분명하다”며 “사업의 질이 개선되고 있어 올해 별도 기준 연간 영업이익은 4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냉난방공조와 가전 구독 사업이 전체 생활가전 매출의 40%, 연간 생활가전 영업이익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LG전자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 매출은 냉난방공조 매출의 20%를 차지하며 조 단위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AI 생태계를 늘려가면서 올해 영업이익은 4조5000억원, 내년은 5조5000억원으로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