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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종합] 삼성전자,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7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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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10.4조원으로 전년대비 15배 급증…매출액 74조로 23% 증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가격 상승이 실적 견인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산업의 호황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며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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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라인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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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5일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매출액 74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집계댔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매출액은 23.3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452.24% 급증했다.

잠정 실적인 만큼 삼성전자는 이날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올해 2분기 확정 실적과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은 오는 31일 발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조3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실제 잠정실적 발표에서 예상치를 2조원을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22년 3분기(10조8520억원) 이후 7개 분기만이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 6조5700억원도 훌쩍 뛰어넘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이 전체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이 확대되고, 재고 수준도 크게 개선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D램 가격은 13∼18% 오르고, 낸드는 15~20% 상승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3분기에도 각각 8∼13%, 5∼10% 상승이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1~2분기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D램 가격을 잇달아 10~20%가량 인상하며 수익성을 높였다. 최근 우호적인 환율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생성형 AI 산업이 크게 성장하는 가운데 서버용 고부가 메모리인 'DDR5' D램과 AI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 증가로 낸드 사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도 실적 성장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은 가동률 개선, 원가 절감 효과 등으로 적자 폭을 줄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4월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파운드리 매출은 1분기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반등해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전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애플 등 주력 고객사의 판매 호조로 7천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DA) 사업부도 에어컨 성수기 효과 등으로 5000억∼7000억원 수준을 벌어들인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사업과 함께 삼성전자 실적의 한 축을 담당하는 모바일 사업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떨어지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직전 분기보다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태블릿 출하량은 각각 5300만 대, 700만 대를 기록했지만, 갤럭시S24 시리즈 판매량이 810만 대로 감소하고 메모리 제품원가 상승에 따라 이익률 하락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큰 실적 부진을 겪었던 반도체 사업 실적이 확실히 상승세로 돌아서며 반도체가 올해 전체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필두로 연간 매출 310조원, 영업이익 40조원도 가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은 258조9355억원, 영업이익은 6조5670억원이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공격적인 HBM 생산능력(CAPA) 증설로 범용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고용량 기업용 SSD(eSSD) 수요가 증가하며 메모리 수익성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8∼13%, 5∼1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전반적인 소비자 D램 시장은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지만, 3대 주요 공급업체(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는 HBM 생산량 압박으로 인해 가격을 인상할 의향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HBM의 매출 확대 여부가 향후 삼성전자 실적 향상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AI 반도체 큰 손인 엔비디아에 현재 테스트 중인 HBM3E의 납품이 확정되면 수익성을 한층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HBM 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반도체 사업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HBM 개발팀은 HBM3와 HBM3E뿐 아니라 차세대 HBM4(6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2.5D·3D 등 신규 패키지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어드밴스드 패키징(AVP) 개발팀'도 지난 5월 새롭게 반도체 수장을 맡은 전영현 부회장 직속으로 배치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공급 규모를 전년보다 3배가량 확대하고, 내년에도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버 인프라 투자 붐에 따라 고용량 메모리 특수는 지속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도 HBM3E, 128GB 고용량 D램 매출을 언제 본격적으로 늘릴 수 있는지, 현재 TSMC가 독점하는 AI 칩 수주를 확보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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