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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부모 자격 없다”…뜨거운 차에 갇힌 딸, 엉엉 우는 모습 촬영한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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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raunano_family'를 운영하는 부부가 폭염 속 차안에 갇힌 딸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려 논란을 빚었다./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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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인플루언서 부모가 차에 갇혀 울고 있는 딸의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SNS에 올려 공분을 샀다. 논란이 일자 부부는 사과에 나섰으나, 이 같은 사례가 중국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되면서 이들 부부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약 5만8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raunano_family’에는 지난 5월24일 ‘불타는 태양 아래 차에 갇힌 내 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차에 갇혀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당시 아이 부모는 두 딸을 차에 태워 유치원에 간 아들을 데리러 가려던 상황이었다.

아이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빠는 2살 된 큰딸 나노카를 뒷좌석에 먼저 태우고 문은 닫았다. 곧 막내딸을 뒷좌석 반대편에 태우려던 과정에서 차 문이 잠기고 말았다. 자동차 키를 가지고 있던 큰딸이 안에서 실수로 문을 잠근 것이다.

나노카가 차에 갇히자 아이 아빠는 곧바로 창밖에서 딸의 반응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영상 속 아이는 차안에서 땀에 젖어 울고 있다. 아빠는 큰소리로 “긴급 상황이에요. 나노카가 차에 갇혔어요. 차가 잠겨 나올 수 없어요”라고 외칠 뿐 경찰에 신고하거나 구조요청을 하지는 않았다.

아빠는 더위에 힘들어 하는 딸을 보고도 영상 촬영을 이어가며 문 여는 방법을 가르치려고 했다. SCMP는 “차 문을 스스로 여는 일은 2살짜리가 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영상 촬영을 마친 아이 아빠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열쇠 수리공을 불렀다. 결국 열쇠공이 차문을 열 때까지 나노카는 30분 넘게 차 안에 갇혀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raunano_family'를 운영하는 부부가 지난달 3일 사과 영상을 올렸다./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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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영상이 공개되자 일본에서는 폭염 속 차 안에 갇힌 아이가 사망으로 이어진 비극적인 사건들이 재조명됐다.

작년 9월 오카야마에서 50대 할머니가 2살짜리 손자를 9시간30분 동안 차 안에 방치한 일이 있었다. 결국 손자는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열사병으로 추정됐다. 당시 조사관들은 차량 내부 온도가 40도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영상을 본 일본 네티즌들은 “부모가 미쳤다. 저렇게 침착하게 휴대전화로 녹화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딸 생명 걸고 돈 버니까 좋냐” “아동학대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커지자 부부는 “이런 영상을 올려 죄송하다”며 사과 영상을 게재했다. 남편 A씨는 “아이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싶어 유튜브 활동을 쉬려고 한다”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채널에는 지난달 3일 사과 영상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지 않고 있으며, 논란의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이후 이 영상 내용이 최근 중국 온라인상에 알려지면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잇따랐다.

네티즌들은 “고의적인 아동 학대 행위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자신이 직접 뜨거운 차에 갇히는 실험을 진행해 갇힘 사고 경각심을 일깨웠다” “부모가 되는데 자격시험이 필요하지 않다는 게 무섭다” 등의 반응을 보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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