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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수영장 급사, 헬기 사고사... 이란 대통령, 하메네이 빼곤 대부분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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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달 28일 수도 테헤란에서 대통령 선거 투표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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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이란 대통령으로 당선된 마수드 페제시키안은 지난 5월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의 후임이다. 이란의 전 대통령들 중에는 라이시처럼 의문의 사고사를 당하거나 불행한 말로를 보낸 이들이 많다. 종교 지도자로 국가 서열 1위인 ‘국가지도자’가 존재하는 가운데 대통령의 입지가 그만큼 제한적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코노미스트는 “다수 이란 유력 정치인이 불명예·비난에 시달리거나 조기 사망으로 운명의 막을 내렸다”고 최근 보도했다. 라이시 전 대통령의 헬기 사고는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음모론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앞서 1989년부터 1997년까지 이란 대통령이었던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는 2017년 1월 수영장에서 심장마비로 급사했다.

대통령을 퇴임한 이후 불명예스러운 처지가 된 이들도 적지 않다. 이란 최초의 개혁파 대통령으로 알려진 모하마드 하타미(1997~2005년 재임)는 퇴임 후 언론에서 그의 사진이나 이름을 게재하는 것을 금지당했다. 그는 재임 기간 언론의 자유 확대, 여성 인권 개선 등 자유롭고 개방적인 노선을 추구했지만 퇴임 후 강경 보수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취임하면서 ‘안보의 위협’으로 몰려 대중에게서 모습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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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아마디네자드(2005~2013년) 본인도 퇴임 후 입지가 좁아졌다. 이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국제적인 존재감을 드러냈으나 퇴임 후 반복적으로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지고 있다. 하메네이의 친위군인 이란 혁명수비대는 해외에 나갈 경우 보안 문제가 있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아마디네자드가 하메네이의 부패를 지적하고 하메네이가 통제하는 사법부의 개혁 등을 추구하는 등 퇴임 후 개혁 노선을 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반면 하메네이는 1981~1989년 대통령을 역임한 뒤 1989년 세상을 뜬 루홀라 호메이니 전 최고지도자의 뒤를 이어 1989년부터 35년째 이란의 최고지도자로 재임하고 있다. 라이시 전 대통령이 하메네이의 전례를 따라 하메네이의 후계자가 되리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결국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현재 하메네이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인물은 둘째 아들이며 고령인 부친의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 모즈타바 하메네이 정도다. 하지만 왕조를 끝낸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이란엔 세습을 꺼리는 풍조가 있어 후계 구도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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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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