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8 (월)

이슈 IT기업 이모저모

팀 쿡, AI 시대 외부 파트너십으로 돌파구… 애플, 오픈AI 이어 구글·앤트로픽과도 협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비즈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AI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애플이 오픈AI에 이어 구글, 앤트로픽 등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독자 개발이라는 폐쇄적인 사업 전략을 버리고 외부 파트너십에서 인공지능(AI) 시대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유럽에서 빅테크의 독과점 행위를 막는 디지털시장법(DMA)의 표적이 되면서 다양한 기업과 협력, AI 성능 개선과 함께 독과점 의혹에서 탈피를 시도하고 있다.

◇ 애플, 챗GPT이어 클로드·제미나이까지 아이폰 적용 검토

5일 IT매체 테크레이더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9월 아이폰16 출시 행사에서 구글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가 아이폰16에 통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은 앤트로픽의 AI 모델인 클로드를 자사 기기에 도입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의 AI ‘라마’와도 협력을 검토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성능과 보안 상의 문제로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은 지난달 10일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에서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챗GPT로 성능이 강화된 AI 음성비서 ‘시리’와 텍스트 자동 요약 기능, 사용자가 몇 초 만에 애니메이션이나 일러스트를 생성할 수 있는 기능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적용될 방침이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사장은 “애플 인텔리전스는 다양한 AI 모델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비즈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본부./조선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개방형 전략 택한 팀 쿡… “다양한 AI 모델, EU 규제 피할 수 있어”

AI 모델별로 장·단점이 다른 만큼, 다양한 모델을 적용할 경우 사용자들이 자신의 성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오픈AI의 챗GPT는 자연스러운 대화가 장점이다. 앤트로픽의 클로드는 한 번에 긴 문서를 빠르게 인식하고 처리할 수 있다. 구글 제미나이는 다른 AI 모델에 비해 응답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럽연합(EU)은 DMA에 따라 빅테크들의 독과점 행위를 제재하고 있다. 애플은 앱스토어 소비자가 다른 운영체제(OS) 앱마켓으로 이동해 같은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매하는 것을 막고 있다는 이유로 DMA 규정 위반 조사를 받고 있다. DMA를 위반하면 세계 시장에서 벌어들인 연간 총 매출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애플은 이 같은 규제를 이유로 올해 유럽에 AI 기능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애플 입장에서 유럽 시장은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애플 전체 매출 3833억달러(약 528조원) 중 유럽 지역 매출은 943억달러(약 130조원)를 차지, 미국 다음으로 높았다. 결국 독과점 의혹을 해소하고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개방하고 다양한 AI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애플은 AI 분야 이외에도 개방적인 기능을 자사 기기에 추가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WWDC에서 아이메시지 앱에서 RCS 메시지 규격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RCS는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채택하고 있는 메시지 표준 규격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구글은 RCS를 채택해 지원하고 있었지만, 애플은 자체 메시지 규격만 사용해왔다. 때문에 애플 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기기에는 그룹 메시지를 오류 없이 안정적으로 보낼 수가 없었다. 애플은 올 가을 iOS 18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폰에 최초로 통화 녹음 기능도 적용할 예정이다.

최병호 고려대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는 “애플도 수익을 위해 EU와 협상에 나선 뒤 AI 기능을 출시해야 한다”면서 “다양한 AI 모델이 자사 기기에 적용돼 있다는 점을 주장하면 EU와의 협상이 좀 더 유리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