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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인지력 검사 제의 거절한 바이든 "트럼프와 토론 또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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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난 5일 위스콘신주의 한 공항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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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최고의 후보라며 고령 우려 불식을 위한 인지력 검사 등 신체 검사 제안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 선거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며 "트럼프는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했다. ABC는 바이든 대통령과 22분간의 인터뷰를 편집없이 방송했다.

인지력 검사를 받겠느냐는 질문엔 "나는 (업무로) 매일 인지력 및 신경 검사를 받고 있다"며 "누구도 내게 인지력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나는 오늘 영국 신임 총리와 통화했고, 매일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립적인 인지력 검사를 거부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미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일대일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제대로 된 문장을 구사하지 못해 고령으로 인한 건강 및 인지력 저하 논란에 휩싸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회 당시 상황에 대해 "나는 아팠다. 피로했다"며 "아주 끔찍한 기분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사실 의사가 코로나19 검사를 했고, 나에게 바이러스 감염이 있었는지도 체크했다"며 "그렇지는 않았고, 심각한 감기 증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나는 준비돼 있었고, 통상적인 회의에서는 충분히 듣고 잘 판단을 내린다"며 "(토론에서) 트럼프는 28번 거짓말을 했고, 나는 아니었다"고도 주장하며 트럼프의 거짓말 발언 논란을 부각했다.

또 중동 평화계획, 북대서양조약기구 확대, 경제 부흥, 한국으로부터 투자 유치 등을 거론하면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때문에 다시 출마하는 것"이라며 자진 사퇴설을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당시에도 동일한 우려가 있었지만, 나는 승리했다.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본인은 자신에게 정직하며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것으로 자신한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만약 전능하신 주님이 선거를 관두라고 하면 관두겠지만 주님이 (지상에) 내려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농담을 통해 완주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예스, 예스, 예스, 예스"라고 4차례 반복해서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가 토론을 제안한 데 대해선 "지금 약속한다. 분명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 이후 각종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직 적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도 지지율 격차가 커졌다.

이날 ABC와 인터뷰에서는 다소 지쳐보이는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토론 때와 달리 맥락에서 벗어난 답변을 하지는 않았다.



CNN 의학전문기자 "인지 검사 받고 결과 공개해야"



한편 CNN 방송의 의학전문기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인지능력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대중에게 공개할 때가 됐다고 촉구했다.

신경외과 의사인 산제이 굽타 기자는 TV 토론이 끝난 후 뇌 전문 의사들에게서 12건 이상의 연락을 받았고, 이들도 바이든 대통령이 인지 및 운동 장애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신경학적 관점에서 그(바이든 대통령)의 혼란스러운 횡설수설, 문장 중간에 생기는 갑작스러운 집중력 상실, 때때로 일자로 입을 벌린 표정을 하면서 말을 멈추고 얼굴 움직임이 사라지는 모습에 대해서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과 대화한 의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알츠하이머나 혈관성 치매 등의 진단에 활용되는 광범위한 인지능력 검사와 혈액 검사, 후각 및 유전적 위험 요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건강검진을 받았다.

주치의인 케빈 오코너는 당시 "바이든은 건강하고 활동적인 81세 남성"이라며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신체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굽타 기자는 당시 검진 보고서에는 신경 장애나 뻣뻣한 걸음걸이와 표정 감소의 원인일 수 있는 파킨슨병의 증거도 나오지 않았지만, 이런 증상의 원인을 찾는 검사가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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