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바페는 이민자 대표 아냐"…극우 정치인으로 불리는 것은 거부
지지자와 셀카 찍는 佛 마린 르펜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프랑스 총선에서 승리가 확실시되는 극우정당 국민연합(RN)의 실질적 지도자인 마린 르펜 의원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대적인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미국 CNN방송은 르펜 의원이 RN에서 총리를 배출한다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파병 계획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르펜 의원은 지난 4일 파리의 RN 당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내고 싶어 해도 총리가 반대할 것"이라며 "총리가 최종결정권을 가지기 때문에 파병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르펜 의원은 또 프랑스가 제공한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는 것도 금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신의 '레드라인'은 프랑스가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를 타격해 '공전국'(co-belligerent)이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CNN은 이런 발언을 토대로 볼 때 우크라이나의 가장 강력한 지지 세력 중 하나였던 프랑스의 지원 수준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RN은 오는 7일 2차 투표에서도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가 총리가 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설사 바르델라 대표가 총리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의회의 모든 입법 활동이 극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CNN은 이런 상황이 러시아에는 반가운 소식일 것이라고 짚었다.
르펜 의원은 유럽 내에서도 친러시아 성향으로 분류된다.
그녀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고,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해서도 러시아를 두둔했었다.
러시아 은행에서 거액의 대출을 받았던 이력도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외무부가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르펜 의원의 사진을 게시하면서 유착 의혹에 기름을 부었다.
다만 르펜 의원은 이와 관련한 CNN의 질문에는 "그것은 일종의 간섭이며, 그런 의미에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며 거리두기를 시도했다.
인터뷰에서는 국내 문제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르펜은 최근 몇 주간 공개적으로 RN에 반대 의사를 표명해온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에 대해서는 "프랑스 국민은 투표에 대해 설교나 강의를 받는 데 지쳤다"고 비판했다.
이어 "음바페는 프랑스 이민자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더 많은 프랑스 이민자는 최저 임금을 받고 있으며 주거비와 난방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RN 소속 후보 일부에게 제기된 인종차별 의혹에 대해서는 "어느 경우든 '말썽꾼'은 있을 수 있다"고 방어했다.
르펜은 자신이 '극우 정치인'으로 불리는 것도 거부했다.
그녀는 이를 낙인이라고 보고 "우리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고 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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