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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7 (수)

"삼성 폰이랑 똑같네" 베끼던 중국 폰…'팔로워'에서 '경쟁자'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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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AI폴더블 (下)

[편집자주] 삼성전자에게 2024년은 빼앗긴 스마트폰 왕좌를 되찾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는 애플에 내줬던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자리를 최초의 AI폰 갤럭시 S24 시리즈로 재탈환했다. 하반기에는 중국에 뺏겼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다시 뺏어올 차례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맞춤형 생성형 AI(인공지능) 기능까지 탑재했다. 삼성이 폴더블폰과 AI폰이라는 두 혁신을 어떻게 접목했는지 살펴본다.



'팔로워'에서 '경쟁자'로…중국 폴더블폰, 방심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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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점유율/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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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는 더이상 폴더블폰의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다. 삼성전자가 개척한 시장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빠른 속도로 진입했다. 올 1분기에는 화웨이에 폴더블폰 점유율 1위를 내줬다. 다른 중국 제조사들도 더 얇고 커다란 화면을 강조하며 '갤럭시Z'의 아성에 도전한다.

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23%였다. 이는 지난해 1분기(58%) 대비 35%포인트(p) 줄어든 수치다.

삼성전자를 누르고 1분기 점유율 꼭대기에 오른 폴더블폰 제조사는 화웨이다. 지난해 1분기 점유율은 14%에 불과했는데 올 1분기에는 35%로 수직상승했다. 아너가 12%의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전년동기대비 9%p 상승했다. 지난해 점유율 1%에 불과했던 모토로라도 11%로 올라섰다.

화웨이는 지난해 9월 폴드형 제품인 '메이트 X5'에 이어, 지난 2월 플립형 '포켓 2'를 출시했다. 거대한 중국 내수 시장과 '애국 소비' 열풍에 힘입어 출하량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특히 중국 내 폴더블폰 구매 수요가 빠르게 성장중이다. 올 2월 ID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폴더블폰 출하량은 700만대로 전년 대비 115% 늘었다.

IDC는 "화웨이, 오포, 아너 등 중국 제조업체들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고 기술 성숙으로 가격도 저렴해졌다"면서 중국 내 폴더블폰 수요 확대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의 폴더블폰 신제품은 전통적으로 하반기에 출시됐던 만큼, 1분기의 '2위' 성적표가 큰 충격은 아니다. 3분기 이후 갤럭시Z6 시리즈가 출시되면 다시 왕좌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삼성의 입지는 점차 좁아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의 글로벌 폴더블폰 점유율이 2022년 80%대에서 올해 5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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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의 '매직V플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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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폴더블폰의 품질도 좋아졌다. 지난달 출시된 아너의 신제품 '매직V플립'은 디스플레이로 꽉 채운 외부 커버가 특징이다. 베젤(테두리)과 카메라 렌즈를 제외한 나머지 면적에 4인치 대화면을 채택했다. 아너는 또 조만간 공개할 폴더블폰 신작 '매직 V3'가 접었을 때 9.9㎜ 미만의 '세상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10일 공개될 삼성 갤럭시Z 폴드6의 두께는 12.1㎜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출시될 샤오미의 '믹스 폴드 4' 두께도 10㎜ 미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 화웨이는 올해 3월 화면을 2번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 특허를 공개했는데, 하반기 신작에서 삼성보다 빠르게 '병풍형' 폼팩터를 새롭게 선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단 형태는 접으면 작지만 펴면 태블릿PC 수준의 대화면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삼성은 폴더블폰에 최적화된 '갤럭시 AI(인공지능)' 구현으로 대응할 전망이다. 올해 초 갤럭시S24 출시로 '최초의 AI 스마트폰' 타이틀을 선점한 삼성전자는 오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Z 폴드6'와 '갤럭시Z 플립6'를 공개한다. 기존의 실시간 통역, 화면에 동그라미를 그려 검색하는 '서클 투 서치', 생성형 편집 등 AI 기능은 물론 카메라 등에서 작동하는 폴더블폰 특화 AI 기능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왜 접어야 해?"…아직 풀지 못한 '폴더블폰'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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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선보인 삼성의 첫 폴더블폰 '갤럭시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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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폴더블폰' 폼팩터는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주목할만한 혁신이었다. 하지만 2019년 첫 작품인 '갤럭시 폴드' 출시 후 5년이 흘렀음에도, 스마트폰의 주류 폼팩터는 여전히 '바(bar)' 형태다. 또 많은 이들은 계속해서 '왜 접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1780만대로 예상된다. 연간 출하량이 1000만대를 밑돌았던 2021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80% 가량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트렌드포스는 올해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갤럭시Z로 폼팩터 혁신을 이끈 삼성마저도 주력은 폴더블폰이 아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Z 시리즈 출하량은 갤럭시S 시리즈의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출하량 기준으로 S 시리즈를 뛰어넘는 A 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을 더하면, 삼성의 폴더블폰 판매 비중은 더욱 작아진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내놓은 이유는 명확하다. 사용자들이 화면은 넓으면서도 크기는 작은 스마트폰을 원해서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기존 바 형태 스마트폰의 테두리를 줄이고 전면 버튼을 없애면서 화면을 점점 더 크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만족하지 못했고, 삼성은 폴더블폰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처음부터 환영받진 못했다. 2019년 삼성이 첫 번째 갤럭시 폴드를 내놓자, 월스트리저널 한 기자는 "갤럭시 폴드에 소시지를 끼워 드시라"며 조롱했다. 2020년 삼성전자가 갤럭시Z 플립을 내놓으면서 조금씩 반응이 달라졌다. 차별화된 디자인에 젊은 여성 소비자 중심으로 호응했고, 후속작들도 흥행했다. '갤럭시=아재폰' 이미지의 해소에도 기여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2022년 하반기 언팩 당시 "폴더블폰이 니치마켓(틈새시장)이 아닌 메인스트림(주류)으로 갈 것이란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제조사들에 이어 구글까지 지난해 '픽셀 폴드'를 출시했다.

그럼에도 폴더블폰은 노 사장의 기대와 달리 '메인스트림'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특히 오랜 시간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1위를 다퉈 온 애플은 요지부동이다. '폴더블 아이폰'은 수년째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트렌드포스는 "애플이 여전히 부품 사양과 성능을 평가한다"며 "2027년 이전에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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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 개막 사흘째인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 모토로라 부스에서 관람객이 구부릴 수 있는 벤더블폰 제품을 착용하고 있다. 2024.2.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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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이 '한때의 유행'으로 흘러갈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갖가지 새로운 폼팩터를 시도하고 있어서다. 모토로라는 올해 초 열린 'MWC 2024'에서 직물 소재로 제작한 '밴더블(Bandable)' 스마트폰 시제품을 선보였다. 몸에 달라붙은 휘어지는 형태의 스마트폰으로, 모토로라는 내년 양산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생성형AI(인공지능) 서비스가 본격 상용화되면서 바 또는 폴드 형태의 스마트폰이 소멸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화로 모든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생성형AI 특성에 맞는 직관적이고 편리한 단말기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옷핀처럼 몸에 다는 AI, 귀에 꽂거나 안경으로 쓰는 AI 등 수많은 시도가 진행중이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최고경영자)는 MWC 2024 기조연설에서 "5년 후에도 스마트폰이 AI를 구현하는 가장 완벽한 기기일까? 사용자가 처한 상황을 파악해 일상생활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더 놀라운 기기가 발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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