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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시위와 파업

'무기한 파업' 전환 삼성전자 노조 "사측 대화 나서게 HBM 라인 멈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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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노, 8인치 웨이퍼 라인 찾아 파업 독려
사측 "생산 차질 없어, 철저 대비" 입장 고수
전삼노 교섭대표권 종료 임박, 타결 가능성
한국일보

8일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화성=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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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반도체 기초 재료인 8인치 웨이퍼와 회사 역점 사업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차질을 목표로 삼았다. 아직까지 사측과의 대화엔 큰 진전이 없는 상태다.

전삼노는 11일 오전 삼성전자 경기 기흥캠퍼스 8인치 웨이퍼 라인 앞에서 총파업 참여 독려에 나섰다. 노조는 HBM 라인이 있는 평택 캠퍼스도 방문해 파업 동참을 호소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로 불리는 HBM은 삼성전자가 경쟁사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좁히려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제품이다.

"HBM 세워 회사 압박" "라인 정상 가동"


전삼노는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처음으로 파업을 단행했음에도 회사가 노조와의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핵심 반도체 제품의 생산 차질을 무기한 파업의 목표로 제시했다.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전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HBM 포토(장비)를 세우면 사측에서 바로 피드백이 올 것"이라며 "EUV(극자외선) 파운드리도 멈추자"고 강조했다. EUV 공정은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라인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의 핵심이다.

사측은 이날도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고 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향후 생산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비할 것"이라며 "노조와의 대화 재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파업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에 당장 지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시설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없어도 돌아가는 자동화 구조"라며 "일부가 파업을 한다고 해서 생산이 중단될 일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업 장기화로 인해 공정 속도가 느려질 수 있는데, 이로 인해 납기를 못 맞추면 노사 모두에 대한 시장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물밑 대화' 진전 없지만... 협상 가능성도

한국일보

8일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화성=서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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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공식적인 노사교섭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삼노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관계자는 "총파업 이후 사측과의 물밑 대화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노사가 대화로 풀 수 있는 여지가 잘 보이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전삼노를 후방 지원하고 있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관계자도 "사측이 물밑 대화를 시도하며 휴가나 복지 혜택을 언급하면서도, 정작 노조 요구안의 핵심인 성과급제 개선이나 임금 인상 관련 내용은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으려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파업 장기화 우려 한편으로 머지않아 노사 간 타결이 이뤄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전삼노가 지난해 8월 확보한 교섭대표노조 지위가 오는 8월이면 종료되는 만큼, 파업권이 사라지기 전 협상 타결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8월까지 전삼노가 사측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노동조합법에 따라 5개 노조별 각자 교섭으로 전환될 여지가 있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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